[데스크가 만났습니다] 이희숙 한국소비자원장 "中企 맞춤형 지원 플랫폼 구축해 소비자 중심 경영 유도"

공정위 다크패턴 행위에 주시
중고차 시장 나홀로 개선 안돼
스튜디오 스트리밍, 소비자 교육 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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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숙 소비자원장이 3일 서울특별시 송파구 소재의 한국소비자원 서울지원에서 전자신문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동근 기자 foto@etnews.com

이희숙 한국소비자원장은 “내년 중 스타트업 등 중소기업 맞춤형 지원 플랫폼을 구축해 기업이 인지하지 못한 소비자 분쟁을 사전 예방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한국소비자원 서울지원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기업 특성별 소비자 피해사례를 분석·제공해 소비자 중심 경영을 유인하겠다”고 이같이 강조했다.

올해 취임 2년차를 맞은 이 원장은 코로나19로 변화한 소비패턴과 관련 분쟁이 급증하면서 바쁜 한 해를 보냈다. 소비자원은 보건용품, 비대면 거래에 관한 피해 방지와 분쟁에 대응하는 데 주력했다.

이 원장은 앞으로 스타트업 등 영세기업의 소비자 분쟁 대응력 강화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소비자 법령, 소비자 피해 데이터 등 맞춤형 정보를 제공해 기업 스스로 소비자 지향적인 경영활동을 유인하겠다는 방책이다.

아울러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비대면 거래가 증가함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와 '다크패턴' 행위를 유심히 살펴나갈 계획이다. 이 원장은 “다크 패턴 적용사례가 늘면서 소비자 주권 차원에서 온라인 정보 비대칭과 불투명성 문제를 적극 다뤄야한다”고 강조했다.

다크 패턴은 이용자 눈에 보이지 않지만, '넛지'와 유사하게 소비자로부터 의도된 행동을 이끌어내는 기만적 설계 행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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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숙 한국소비자원장과 김원석 금융경제증권부장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동근 기자 foto@etnews.com

대담=김원석 경제금융증권부장

-코로나19로 보건용품·비대면 거래 소비피해가 급증한 가운데 소비자원은 바쁜 한해였을 것 같다.

▲감염병 확산으로 소비패턴이 급속히 변하고 있다. 비대면 거래를 비롯 보건용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 소비자 주권 실현의 중심에 선 한국소비자원 역할도 커졌다. 올해 감염병 확산으로 판매량이 급증한 보건용품 관련 소비자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마스크·손소독제와 같은 보건용품 부당광고에 직접 대응하는 데 주력했다.

특히 의약외품(질병의 치료, 처치 또는 예방 목적으로 사용되는 제품)으로 오인케 하는 공산품 마스크의 표시개선과 판매를 차단토록 했다. 또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민적 관심이 높은 마스크 필터, 손 세정제·소독제, UV살균기 등 보건용품에 대한 안전 실태조사도 진행 중이다.

이 밖에 배달앱 식품의 알레르기 유발성분 표시 등 비대면 유통식품을 비롯 캠핑용품, 구명복 기업에 자발적 시정을 건의했다.

-코로나19라는 불확실성 시대에서 소비자 교육의 중요성이 더 커졌다.

▲2021년 '위드 코로나' 시대에는 소비자 역량 강화가 중요하다. 소비자원은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는 교육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성이 있다. 기존 소비자 정보 생산 및 제공자 역할을 넘어 장기적으로 온라인 소비자 교육 플랫폼을 구축한다.

그 첫 단추가 실시간 스트리밍 방식의 온라인 소비자 교육이다. 우리는 '전용 스튜디오'를 올 연말까지 완성할 계획이다. 이 밖에 소비자 교육·정보 전용 웹사이트인 스마트컨슈머를 개설해 소비자 정보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위약금 분쟁 해결에 있어 소비자원 역할이 주목된다.

▲항공, 예식 등 주요 품목 분쟁 처리기간을 2.8일(28.42일 →25.62일) 단축했다. 숙박시설 분쟁 합의율(54.0%→58.6%)을 제고했다. 헬스장도 분쟁 합의율(49.4%→53.5%)을 올렸다.

항공·숙박·예식 분야에서 위약금 관련 소비자 분쟁 대응을 위해 가동하는 '코로나19 소비자피해 집중대응반' 성과다.

공정위와 함께 5개 업종(예식·여행·항공·숙박·외식업)에 대해 '감염병 발생시 위약금 감면기준'을 신설하는 등 소비자분쟁해결기준 개정도 지원했다.

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위약금 분쟁 조정을 위해 내부 법률전문가 등으로 TF팀을 구성, '조정결정기준'을 마련했다. 화상회의를 통해 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그 결과 전년도보다 사건처리 건수는 21.9%, 조정성립률은 6.1%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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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숙 소비자원장과 김원석 금융증권경제부장이 인터뷰 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동근 기자 foto@etnews.com

-중소기업의 소비자 분쟁 대응력이 필요하다고 지속 강조해 왔다.

▲소비자원은 내년 '원스톱 기업 지원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다. 기업은 소비자원의 빅데이터 및 기업 맞춤형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다. 기업성장응답센터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2017~2018년 소비자원 피해구제 신청 사건 중 중소기업 제품·서비스 관련이 62.9%를 차지하지만 중소기업은 분쟁 대응에 취약한 실정이다. 따라서 소비자원은 소비자 문제 예방 및 해결을 위한 인적·물적 인프라를 지원하기 위해 소비자 중심 경영 지원 사업도 추진한다.

현재 소비자 빅데이터(소비자상담·위해정보) 정보 분석 제공, 소비자 관련 법령 및 주요 피해사례 등 기업 맞춤형 정보를 제공 중이다. 기업 S.O.S 핫라인 운영이라는 시범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소비자중심경영(CCM) 인증 중소기업 7개사를 대상으로 소비자상담·안전·법률 등 분야에 대한 기업 요청에 답하고 있다.

또 소비자원은 소비자중심경영(CCM) 인증제도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공정위는 소비자 중심 경영을 실천하도록 중소기업 심사지표를 간소화하고 대기업의 협력업체 지원에 대한 상생협력 가점을 신설할 예정이다. 현재 심사기준 개정을 진행 중이다.

-비대면 거래에서 다크 패턴 행위 피해사례가 늘고 있다.

▲소비자원은 공정거래위원회와 함께 최근 성행하는 온라인 쇼핑 사이트와 앱 화면에서 소비자의 특정 선택을 유도하는 다크 패턴 행위에 대해서도 대응할 예정이다.

휴대폰 인증을 통한 본인확인 동의 과정에 유료서비스인 '휴대폰번호보호 서비스 가입 동의'를 포함시키는 가입 유도 행위, 인터넷쇼핑 중 소비자의 장바구니에 아이템 몰래 끼워넣기, 가격비교를 차단해 소비자가 정보에 입각한 결정을 내릴 수 없게 하는 행위 등이 이에 속한다.

소비자의 비합리적인 선택을 유도하는 상술인 다크 넛지(해지방해, 자동결제, 압박판매 등)에 대한 실태조사에 이어 화면 디자인, 결제 프로세스 설계 등을 통한 다양한 다크 패턴 행위에 대해 실태를 파악하고 있다. 관련 법·제도를 검토해 대응할 방침이다.

-소비자원은 방대한 소비자데이터에 대한 공공, 민간으로부터의 수요가 많다.

▲소비자원은 2016년 구축한 소비자 빅데이터 시스템을 통해 연간 70~80만건의 소비자 상담 데이터와 소비자 안전·위해 데이터, 소셜 미디어 데이터를 수집·분석한다.

지자체나 소비자 민원 정보가 부족한 소상공인,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맞춤형 빅데이터 분석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일례로 서울신용보증재단과 협업을 통해 자영업자, 창업 예정자들에게 소비자 빅데이터를 개방하고 있다. 국내 숙박, 여행사, 화장품 등 사업자들에게 업계 전반의 소비자 불만 분석 정보를 공유 중이다. 다른 지역의 자영업자, 창업 예정자들에게도 소비자 빅데이터를 개방하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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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기기 보급률이 높아지는 가운데 시니어 소비층은 적응에 어려움이 있다.

▲소비자원 실태조사 결과, 고령 소비자는 비대면 거래 방식 적응에 어려워하고 있다. 고령자 친화적인 키오스크 설계를 위해 관련 지침을 개정하도록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건의했다. 개정 작업을 추진하겠다는 회신을 받았다.

외식업, 은행 등 키오스크 운영 사업자에게 고령 소비자의 키오스크 사용 편의성을 높일 수 있도록 자율개선을 요청하고 고령 소비자 교육 콘텐츠 개발을 위해 관련 기관(한국정보화진흥원, 한국노인인력개발원)에 조사결과를 제공했다.

'언택트 시대 스마트하게 살아가기' 시리즈도 효과가 있다. QR 코드를 찍고 입장하는 방법부터 대형마트 셀프계산대 이용, 온라인 장보기, 배달 앱 이용하기 등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실제 화면을 보여준다.

-중고자동차 시장에서 소비자 피해가 지속되고 있다. 대응 방안은.

▲중고차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지만 소비자 문제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2020 소비자시장평가지표' 산출 결과, 중고차 시장은 26개 제품시장 중 유일하게 2017년 대비 평가 점수가 하락(0.6점↓)했다. 4번의 조사 동안 제품 시장 중 낮은 평가를 받았다.

중고차 소비자 피해 유형으로는 성능·상태 불량, 주행거리 상이, 침수차량 미고지 등이 있다.

소비자원은 2014년 이후 6회에 걸쳐 중고차 관련 소비자 피해예방 주의보를 발령하고, 중고차 구입시 사고이력 및 책임보험 가입 여부 확인 등 소비자 주의를 강조하고 있다.

중고차 관련 소비자 피해가 많은 지방자치단체와 피해구제 현황 자료를 공유해 행정 지도·단속을 지원하는 등 지자체와 협업하고 있다.

-해외직구 과정에서 소비자 피해가 크다. 제품상 안전 문제가 있는 제품도 있다.

▲최근 온라인 해외직구가 증가하면서 해외에서 안전문제로 리콜된 제품, 특히 안전기준이 없거나 낮은 제품이 국내에 유통되는 사례가 다수 확인되고 있다.

소비자원은 국내 소비자에게 해외리콜 제품으로 인한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국내 유통이 확인되는 즉시 판매를 차단하고 있다. 또 주기적으로 국내 유통 여부를 다시 모니터링해 재유통을 막고 있다.

올해 3월 공정거래위원회·관세청·국가기술표준원·식품의약품안전처·환경부 등 6개 기관이 함께 하는 '해외위해제품관리실무협의체' 발족에 참여, 기관별로 각각 관리하던 위해제품 조치 내역을 주기적으로 공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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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숙 한국소비자원장은...

이희숙 한국소비자원장은 소비자 권익 증진과 소비자 주권 실현에 매진하는 '소비자경제 분야' 전문가다. 1979년 충북대학교에서 가정교육학으로 학사 학위를, 1988년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소비자경제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94년 미국 오리건주립대학교에서 소비자경제학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국내에 복귀해 1995년 모교인 충북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로 부임했다. 소비자 관련 각종 학술 논문과 '신용관리와 소비생활' '새로 쓰는 소비자 의사결정' 등 저서를 집필했다.

2005년 '신용관리와 소비생활'을 교재로 충북대에서 강좌를 시작했다. 2006~2008년 충북대 생활과학대학 학장, 2016~2018년 충북대 본부 학생처장을 지냈다. 2004~2006년 한국소비자학회 회장, 2004~2013년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정책위원회 위원, 2006~2014년 공정거래위원회 표시광고심사자문위원회 위원(장), 2011~2012년 한국소비자정책교육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소비자 분야에서 다양한 경력을 쌓았다. 2018년 6월 제15대 한국소비자원장으로 취임했다.


정리=유재희기자 ryuj@etnews.com
사진=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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