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벤처기업의 폴더블 소재가 독일 머크를 통해 세계에 판매된다. 머크는 창업 300년, 연매출 20조원이 넘는 글로벌 화학·제약 기업이다. 머크가 육성하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재 사업에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된 제품이 선택돼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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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잎기술은 2일 머크와 폴더블, 롤러블 디스플레이 소재 기술을 사업화하는 내용의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솔잎기술은 자체 개발한 하드코팅 소재를 머크에 공급하고, 머크는 이를 전 세계 독점 판매하기로 했다.

하드코팅 소재는 폴더블, 롤러블 디스플레이의 내구성을 강화하는 것이다. 디스플레이 커버윈도(디스플레이 보호 부품)로 사용되는 유리나 투명폴리이드 등에 코팅돼 고경도, 내스크래치성 등을 부여한다.

통상적으로 강도와 유연성은 상반되는 성질이다. 단단한 물체는 잘 구부러지지 않고 깨지기 쉽다. 반면에 솔잎기술의 하드코팅 소재는 단단한 성질을 지니면서 유연성을 갖춘 게 특징이다. 때문에 반복해 접었다 펴거나 둘둘 말은 후 펼치는 폴더블, 롤러블 디스플레이에 적합할 것으로 업계 관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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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더블 디스플레이<사진=머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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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잎기술 하드코팅 소재<사진=솔잎기술>

머크는 솔잎기술 소재의 독창성에 주목하고 협력 관계를 맺은 것으로 풀이된다. 액정표시장치(LCD) 원천 기술 업체인 머크는 다음 먹거리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에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OLED 디스플레이가 폴더블, 롤러블 등 플렉시블로 진화하면서 핵심 소재 기술들을 확보 중인 것으로 보인다.

머크는 이날 솔잎기술 외에도 핀란드 옵티튠오이와 협력한다고 발표했다. 머크는 솔잎테크, 옵티튠오이와 제휴해 '리비플렉시(liviFlex)'란 브랜드로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머크는 이들 제품이 “폴더블, 롤러블 디스플레이 생산의 난제를 해결할 새로운 디스플레이 소재”라고 소개했다.

솔잎기술은 KAIST 신소재공학과 배병수 교수가 2012년 설립한 교원 창업 기업이다. 그동안 독자적으로 사업화를 추진했는데, 세계적 기업인 머크와 협력으로 사업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배병수 솔잎기술 대표는 “이번 파트너십 계약으로 고객이 신뢰할 수 있는 고품질 제품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국내 대학에서 개발된 원천 소재기술이 폴더블, 롤러블 OLED 디스플레이와 같은 첨단 제품에 적용될 수 있는 사례가 될 것”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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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병수 솔잎기술 대표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