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운명의 날…노조, 철수 우려 털고 '경영 정상화' 손잡나

잇단 파업으로 한국 시장 철수설까지 제기됐던 한국지엠 노조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이하 임단협)을 마무리 짓고 회사와 경영 정상화에 손을 맞잡을지 주목된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 노조는 오는 1일까지 이틀 간 임단협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후반조 근로자와 전반조 근로자가 이틀에 걸쳐 투표를 실시한다. 투표 대상은 조합원은 7600여명으로, 1일 오후 개표를 거쳐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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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부평공장.

앞서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본사 경고에도 파업을 이어오던 한국지엠 노조는 지난주 수요일 회사와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지난 4개월간 우여곡절 끝에 나온 잠정합의안이지만, 조합원들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리며 투표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노사는 7월 22일 임단협 협상을 시작 이래 24차례 교섭을 진행했으나, 협상안에 대한 견해차를 보이면서 총 15일간 부분 파업을 벌였다. 지난달 23일부터는 잔업과 특근 거부도 이어가면서 회사는 2만5000대가량의 생산 차질을 빚었다.

잠정합의안은 내년 초까지 조합원 1인당 성과급과 격려금으로 기존 안보다 50만원 늘어난 총 400만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인천 부평2공장에서 현재 생산하는 차종의 생산 일정을 시장 수요를 고려해 최대한 연장한다는 내용도 포함했다.

노사 간 입장 차이가 컸던 임금협상 주기는 1년에서 2년으로 변경한다는 내용을 최종 제외했다. 회사는 인천 부평1공장 등에 2021년부터 1억9000만 달러 규모 투자도 시작하기로 했다.

이번 찬반 투표에서 투표인 과반수가 잠정합의안에 찬성하면 임단협 교섭은 최종 타결된다. 반대로 찬성률이 절반을 넘지 못할 경우 노사는 재협상을 벌여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부결 시 한 달도 남지 않은 연말연시와 맞물려 추가 교섭을 진행할 시간적 여유도 없다.

한국지엠은 올해 코로나19와 부분파업 여파 등으로 총 8만5000대에 달하는 생산 손실을 입었다. 상반기 코로나19로 6만대, 하반기 임단협 교섭 과정에서 부분파업과 특근 거부 등으로 227시간 2만5000대 손실이 발생했다. 생산 직원들 임금 손실은 인당 300만원에 달했다. 회사도 올해 경영 목표였던 손익분기점 달성이 사실상 불가능할 전망이이다.

관련 업계는 이번 잠정합의안 가결이 한국지엠에 대한 GM 본사의 인식을 바꿀 마지막 기회로 보고 있다. 올해 코로나19로 글로벌 주요 GM 공장들이 가동에 어려움을 겪은 가운데 한국지엠이 유일하게 정상 가동에 나섰지만, 파업으로 생산성은 최악의 수준까지 떨어졌다. 2대 주주인 산업은행도 파업은 GM 본사에 철수할 명분을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올해 임단협은 코로나19 악재 속에 노사 견해차가 커 매우 어려운 교섭 환경이었다”면서 “코로나19 위기 상황과 누적 적자 심화, 유동성 문제 등에 처한 회사 상황을 고려해 조합원들도 경영 정상화에 힘을 보태줬으면 한다. 부족한 부분은 노사가 함께 보완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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