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소위서 "특수관계인 범위몰라, 제도 불확실성 크다" 지적
정부, 시행령 아닌 법률개정 추진
국회에서 개인유사법인에 대한 초과 유보소득세 대상이 명확치 않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정부가 '특수관계인 범위'를 법률안에 명시할 방침이다.
앞서 정부는 조세특례제한법을 개정해 개인 유사법인의 초과 유보소득 배당 간주 조항을 신설했다. 사실상 기업이 배당하지 않고 쌓아둔 돈을 주주에게 배당한 것으로 간주해 배당소득세(15.4%)를 물리는 게 골자다.
여기서 개인 유사법인의 당기순이익 중 배당을 제외한 유보소득의 최대 50% 또는 자본금의 10% 중 높은 금액을 적정 유보소득으로 간주한다. 적용 대상은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자가 8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법인이다.
그러나 최근 조세소위원회 논의과정에서 개정안이 특수관계인의 범위를 확정하지 않아 제도 불확실성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개인유사법인의 특수관계인 범위에 따라 배당간주 적용대상 여부가 결정되지만 개정안에 명시가 되지 않으면서 조세 불확실성이 크다는 것이다.
따라서 국회 관계자는 “국회 논의과정에서 특수관계인 범위를 명시하라는 지적이 나왔다”면서 “국세기본법에 특수관계인 정의가 규정돼 있어 정부가 시행령이 아닌 조세특례제한법에 규정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도 “조세법률주의에 따라 적용대상을 법률로 명확하게 규율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견에 동의하고 있다.
국세기본법에선 6촌 이내 혈족, 4촌 이내 인척, 배우자(사실상 혼인관계), 친생자로 다른 사람에 친양자 입양된 자 및 그 배우자·직계비속 등을 '특수관계인 범위'로 명시하고 있다.
아울러 초과 유보소득에 대한 간주배당과세 방식이 미실현수익 과세라는 측면에서 부작용 발생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의견도 논의과정에서 제시됐다.
한 세무사는 “법인의 유보 소득은 영업손실을 비롯 부채 상환, 고용, 투자 등에 상당한 기간을 두고 사용될 수 있다”며 “정부가 불확실한 미실현 이득을 배당으로 간주해 일괄적으로 과세하려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 상황에서 동 제도 도입 시 기업들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는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는 시각도 여전하다.
정부는 실질 경영 활동을 하지 않으면서 소득세를 회피하려는 법인에 세금을 매기겠다는 입장을 견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장의 반발이 커 정부는 추가적인 보완방침을 모색 중이다. 앞서 정부는 이자나 임대소득의 소득세 부담을 회피할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의 유보소득에만 세금을 매기겠다고 밝혔다.
△최대주주 및 그 특수관계자가 80% 이상 지분을 보유하는 법인 △배당 가능한 소득의 50% 및 자기자본의 10%를 초과하는 유보소득 보유 △2년 이내 투자·부채상환·고용·R&D 지출·적립액 제외 등이다.
정부는 해당 개정안을 내년 1월 1일부로 모든 개인유사법인이 적용하며 자세한 적용 제외 법인과 유보금 산정 요건 등은 시행령으로 정해진다.
유재희기자 ryu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