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만났다. 최근 롯데그룹이 첨단 소재 사업에 몰두하고 있어 미래차 분야에서 양사의 협력 모델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정 회장은 삼성·LG·SK에 이어 롯데와도 총수 회동을 이어가면서 미래차 사업의 협력 범위를 국내 대기업 5대그룹으로 확대하고 있다.
25일 재계와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이날 오후 4시께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의왕사업장에서 신 회장을 만나 미래차 관련 협력 방안을 협의했다.
정 회장이 롯데케미칼 사업장을 직접 방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는 현대차와 롯데가 미래차 분야에서 첨단 소재를 중심으로 새로운 협력 방안을 협의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가 미래 전기차와 수소차 등에 내·외장재로 적용할 수 있는 플라스틱 제품군 등 첨단 소재를 중심으로 협력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자동차 소재 기술은 배터리와 더불어 친환경차의 주행성능을 높일 수 있는 핵심 요소라 양사의 협력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전기차나 수소전기차의 주행거리 등 안전한 주행성능 확대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친환경차 시장 선점하기 위해 추진하는 핵심 과제다. 보통 주행거리를 늘리는 것은 배터리의 에너지밀도 향상, 내·외장재 경량화 등을 통해 차량의 무게를 줄이고, 에너지의 구동 효율을 높이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는 현대차그룹이 배터리에 이어 신소재 관련 기술에 관심을 갖는 이유다.
최근 롯데케미칼은 미래차 분야를 신성장 동력으로 판단하고 모빌리티 소재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고부가합성수지(ABS)와 폴리프로필렌(PP) 제품, 폴리카보네이트(PC) 등 고기능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은 물론 분리막 소재 설비 강화 등 배터리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롯데는 지난 2월엔 모빌리티 사업 육성을 위해 현대차를 포함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의 협력 가능성을 내비쳤다.
한편, 정 회장과 신 회장의 단독 회동은 2017년 이후 3년 만이다. 당시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를 찾은 정 회장은 100층이 넘는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립을 앞두고, 신 회장으로부터 초고층 빌딩 건립에 대한 조언을 들은 바 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