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중소·벤처기업의 해외 사업에 비상이 걸렸다. 아무래도 비대면 방식으로는 해외 사업자 방문이나 시제품 설명, 사업 협력 논의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해외 매출 비중이 60%를 차지하는 한 벤처기업가는 올해 해외 사업장 방문, 해외 업체 미팅을 두 차례밖에 하지 못했다. 올해 수출 물량은 절반 이하로 줄었다.
정부는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중요 기업인과 수출 비즈니스에는 패스트트랙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해외 방문 후 자가격리 기간 면제나 축소가 골자다. 그러나 현장에서 느끼는 분위기는 전혀 다르다.
자가격리 면제를 신청해도 심사 기간이 변동없고, 대상이 되는지를 확인하는 데만도 약 2주가 소요된다. 이렇다 보니 다수의 중소벤처 기업가들은 “사실상 별 기대가 없다”고 말한다. 일종의 '희망 고문'이라는 표현도 썼다.
코로나19로 인한 이동 제한은 불가피한 면이 있다. 상대국이 있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만 제한을 완화한다고 해서 기업가의 이동 편의를 크게 늘릴 수 없다. 더욱이 최근 코로나19가 확산 국면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적극적으로 자가격리 면제 정책을 확대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도 있다.
그럼에도 '포스트 코로나' '위드 코로나' 시대를 감안할 때 경제 활동과 기업의 비즈니스 위축 최소화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 단기간에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은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기업은 자구책을 찾아야 한다. 비즈니스 방식 변화와 정보기술(IT) 기반의 다양한 협상 채널을 확보하는 등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할 것이다.
정부는 격리 면제 대상에 대한 더욱 세밀한 가이드라인을 산업 현장에 제공해서 불필요한 대기 시간을 줄여 줄 필요가 있다. 빠른 심사와 의사 결정으로 사업 기회 자체를 잃는 일은 최소화해야 한다. 주요 거래국과의 긴밀한 협력도 필수다. 비즈니스 관계에선 규제 문턱을 과감하게 낮춰서 기업인에게 편의를 주자는 외교적 노력도 더 확대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