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기술장벽을 넘다]<3·끝> 삼성전자, 국표원과 손잡고 코로나 리스크 극복

“코로나19가 급속하게 세계 각국으로 확산되던 상반기 주요 국가에서 해외 인증기관을 폐쇄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인증을 받지 못하면 현지 수출 자체가 막히는 셈이죠. 국가기술표준원이 각국에 인증 유예 등을 요청하면서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오치영 삼성전자 글로벌 CS센터 제품환경팀 그룹장은 국표원의 적극적 무역기술장벽(TBT) 대응으로 '코로나 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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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치영 삼성전자 글로벌 CS센터 제품환경팀 그룹장

올 초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아시아와 남미 등 주요국가가 인증 업무를 중단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를 비롯해 해당 국가들에 상품을 수출하는 우리 기업들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신규 인증을 받지 못하거나 기존 인증을 갱신하지 못하면 수출 활동 자체가 중단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오 그룹장은 “현재 다수 국가들이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자발적으로 인증 유예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당시에는 명확한 대응방안이 마련되지 않았었다”면서 “국표원이 공식적으로 대상국과 협의해 수출 장벽을 없앤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 기업이 타국 정부와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국표원은 현재 세계무역기구(WTO) TBT 질의처 기능을 활용해 국가별 사례에 대응하는 한편 상호 공조를 추진하고 있다. 국제기준에 맞지 않는 과도하거나 불투명한 규제, 급박한 시행일 등으로 우리 수출기업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삼성전자도 최근 국표원을 통해 WTO 위원회에 수출 애로를 전달, 실질적 성과를 얻었다.

오 그룹장은 “지난달 WTO TBT 위원회에서 인도 정부가 시행 예정이었던 에어컨 및 부품 인증이 유예됐다”면서 “우리 기업 애로와 요청 사항을 국표원에 전하고, 이를 WTO TBT 위원회에 전달해 국가 간 조율을 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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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그룹장은 대기업은 물론 중견·중소기업들이 해외 기술규제 정보를 한 발 먼저 확보해 선제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라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TBT를 활용하는 국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선진국 규제를 그대로 모방해 시행하는 개발도상국이 많은데다 친환경 등 글로벌 산업 트렌드에 따라 새로운 규제 제정에 나서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오 그룹장은 “대기업들은 사전 위험요소를 파악하기 위해 기술규제 관련 유료 정보 사이트 등을 활용하고 있지만 인증 관련 인력과 예산이 적은 중소기업은 TBT에 대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KnowTBT 포털, 기업컨설팅 등 정부의 해외기술규제 대응 지원 정책을 활용해 경쟁력을 갖춘 한국 기업들을 해외 시장에서 더 많이 만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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