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해외에 'Pay 고속도로' 까는 제로페이, 글로벌 기업과 전방위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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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페이가 국내를 너머 해외에 결제 고속도로망을 구축한다. 목적은 확실하다. 해외 글로벌 기업과 국내 대기업 배를 불리려는 게 아니다. 소기업과 소상공인 사업자에게 해외 결제 연동에 따른 수익을 환원하고, 최저 수수료로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한 것이다.

제로페이-위챗페이 연동에 따른 가맹점 수수료는 파격적이다. 그간 해외 결제 수수료는 가맹점 매출 규모에 따라 모집 업체별 과당 경쟁으로 면세점 등 대형가맹점이 더 저렴한 수수료를 내고 있다.

이에 따라 중소, 영세 소상공인 가맹점이 계약에서 제외되거나 중대형 가맹점보다 수수료가 비쌌다. 배보다 배꼽이 더 커서 수많은 해외 관광객 수요를 가져오지 못할 뿐 아니라 결제를 수용할 툴도 없었다.

제로페이-위챗페이 연동은 이 두 가지 취약점을 한 번에 해결하는 '대안'인 셈이다. 기존 위챗페이 가맹점 수수료는 소상공인 2.6~3.0%, 일반 가맹점 2.0~2.5% 수준이다. 반면에 제로페이-위챗페이 연동 가맹점은 소상공인 0.9%, 일반 가맹점 1.65% 수준만 내면 된다.

수수료 책정 방식도 제로페이 인프라를 통한 정률 계약으로 과당 경쟁을 할 필요가 없다. 브랜드 수수료도 종전 1.0%에서 0.5% 낮췄다. 마케팅 비용도 발생하지 않는다. 결제 중계와 가맹점 정보, 가맹점 정산, 입금 처리 등 운용 수수료 부문에서 영세가맹점은 종전 대비 최소 60% 이상 절감할 수 있다.

위챗페이에 지불하는 브랜드 수수료를 최소화하고 가맹점과 결제 정보, 가맹점 정산 처리 등 운용 수수료도 대폭 낮춰 골목상권 매출 증대에 초점을 맞췄다.

일각에서는 중국 QR에 한국이 종속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한다. 하지만 제로페이 연동 기술 표준을 잘 뜯어보면 오히려 한국 기술 표준을 중국에 선제 적용, 최대한 얻어낼 수 있는 부분은 다 얻어냈다는 평가다. 서울시와 간편결제진흥원의 긴밀한 협력체계가 빛을 발했다. 또 한국이 QR 부문에서 후발주자이긴 하지만 기술적 우위를 점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제로페이 MPM QR와 타 간편결제 MPM QR간 기술적 차이를 이해하면 된다. 제로페이 MPM QR는 모든 결제 업체가 참여해 범용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표준화코드에 다양한 정보를 수용한다. 가맹점, 결제처리방식, 기타 정보 등이다. 반면에 다른 간편결제 QR 체계는 각 업체 서버로 접속하는 URL방식으로 생성된다. 때문에 발행 업체만 사용하거나 높은 이용수수료가 발생한다. 그간 위챗페이 QR도 후자 방식이었다. 이를 제로페이 MPM QR 호환으로 시스템 전환을 이룬 것이다.

간편결제진흥원은 위챗페이를 필두로 알리페이 등 글로벌 기업과 물밑 협의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양한 간편결제 후방산업 상생 효과도 기대된다. 제로페이 인프라 이용 표준화 결제중계와 정산 프로세스에 관여하는 밴과 PG사는 물론 MPM·CPM 처리 표준화에 따른 정보기술(IT) 기업의 사업 기회 요인도 증가한다. 또 국내 결제 중계, 해외 결제 처리 업체도 반사이익이 예상된다.

직불결제 계좌를 보유한 은행도 동반 성장을 예고했다. 타깃 시장 구분도 명확히 했다.

올 연말 기점으로 이커머스 시장 진입과 해외 글로벌 사업자 협력체제 구축으로 가맹점과 제로페이 직접 결제 금액은 크게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제로페이 인프라인 가맹점은 10월 말 기준 65만개로 작년 30만개 대비 2배 늘었다. 결제액도 9400억원으로 1년 전 470억원 대비 20배 증가했다. 9400억원 중 6610억원이 소상공인 가맹점에서 결제됐다. 모바일 상품권은 전 구간에서 수수료가 없어 실제 수수료 절감 효과는 이보다 클 것으로 추정된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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