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2030년 융·복합 산업 목표
노동력 부족 해결·고부가가치 시장 창출
파종·방제·작황예측·교육 全 작업 활용
무인 자율주행 트랙터 연구·개발도 한창
드론과 로봇 등 첨단기술이 농촌 일손 부족 해소와 미래 산업 활성화에 앞장선다. 급속한 고령화와 농촌 노동력 부족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일환이다. 농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새로운 산업 육성 기회도 창출한다.
농총진흥청은 오는 2030년께 드론과 로봇이 씨를 뿌리고 농약을 치고 나아가 열매까지 수확하는 전 공정을 수행할 수 있도록 첨단기술 융복합을 추진한다고 25일 밝혔다.
최근 농업용 드론과 로봇, 자율주행 농기구 등 연구개발이 속도를 내면서 농촌의 일손부족을 해결하는 대안으로 부상했다.
올해 65세 이상 농촌 인구는 40.7%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농촌은 노동인력 부족으로 임금은 하루 12만원을 주고도 일손 구하기가 어려운 형편이다.
농진청은 농촌 일손 부족을 해소하고 농업을 통한 4차 산업혁명을 이끌기 위해 농업용 드론·로봇 개발과 보급에 힘을 실었다. 농업용 드론은 지난해 하반기 기준 1500여대가 보급됐다. 드론은 효율성이 높아 파종, 방제, 작황예측, 교육용 등으로 활용된다.
드론 파종은 못자리 필요 없이 논에 직접 볍씨를 심는 것이다. 빅데이터를 이용해 규모에 맞게 볍씨 파종량을 계산하고 규모가 작은 논에서도 정밀하게 볍씨를 파종할 수 있다. 못자리가 필요 없어 상자모 구입비와 이앙대행비 등 생산비를 85% 절감하고 시간도 6분의 1로 줄어든다. 기계로 모를 심을 경우 0.1㏊ 면적을 심는데 2∼3명이 1시간 30분이 소요된다. 드론으로 심으면 1명이 15분 정도면 가능하다.
드론으로 농약을 뿌리면 혼자 10분에 1.2㏊를 작업할 수 있다. 세 명이 경운기로 5시간을 작업해야 하는 양이다. 시간과 노동력 절감은 물론 농약 중독사고를 줄일 수 있다. 무인헬기에 비해 구입가격과 유지비용이 10배 정도 낮은 것도 드론의 장점이다. 기체가 작아 이동과 조종방법이 쉽다.
경남 하동에서 딸기를 생산하는 농가는 드론을 이용해 수정작업을 한다. 벌을 이용할 때보다 수정율이 30% 이상 향상됐다.
상품 생산률이 높고 수량도 기존보다 20% 정도 늘어 소득 증대에 기여했다. 겨울철 생산 딸기도 벌 활동에 관계 없이 꽃 수정이 가능해졌다.
작황 조사용 드론은 고랭지 배추와 무, 앙파, 마늘, 고추 등 정식시기, 작물 분포, 생육 상황, 수확시기 예측 등의 판단을 돕는다. 시장 가격변동이 심한 채소류의 수급 조절에 도움을 준다.
농업용 로봇 개발도 한창이다. 과채류 접목로봇, 과수 운반과 적재로봇, 착유로봇, 수확로봇, 생육측정로봇 등이 농사 현장에 보급됐다.
세계 최초로 영상인식기술을 도입해 수박과 오이, 토마토 등 6개 과채류를 접목하는 접목로봇은 접목성공률이 95%이상으로 사람의 80%보다 높다. 노동력을 50% 이상 절감할 수 있다. 중국과 인도, 터키 등에 30여대를 수출하는 등 해외에서도 인기가 높다.
쌀과 과일 등 무거운 짐을 적재하고 운반해 주는 로봇도 미곡종합처리장과 과채류 주산지의 집하장에서 힘든 노동력을 대신한다. 연간 1억원 인건비를 절감해 준다.
잘 익은 딸기와 토마토를 골라 수확하는 인공지능형 로봇도 개발돼 상용화를 앞뒀다. 로봇에 달린 카메라가 과일의 모양과 빛깔을 인식해 잘 익은 것만 찾아 상자에 담는다.
자율주행 농기계도 나온다. 농진청은 LS엠트론과 공동으로 무인 자율주행 트랙터 활용 기반 기술을 연구 중이다.
농진청은 오는 2030년께는 드론이나 로봇이 전 농업 공정을 수행할 수 있도록 첨단기술 융복합 연구를 강화한다. 농진청 관계자는 “농업용 드론이나 자율주행 트랙터, 로봇 등 이용이 확대되고 있지만 가격, 배터리 성능 개선 요구가 있다”며 “정부는 R&D 지원 확대와 함께 장기적으로는 수소충전소 설치 등으로 활용도를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