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신기술과 제품을 선보이고 고객사를 초대해 구매와 비즈니스 상담을 하고 신규 고객을 만나는 수단으로 전시회만큼 효과적인 것이 있을까. 우리 중소 전자업체들이 '한국전자전(KES)'과 같은 국내 전시뿐만 아니라 미국 CES, 독일 IFA 등 해외 전시회를 부지런히 준비해 출품하거나 최소한 참관해 새로운 동향과 정보를 파악해온 것도 그만큼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1월 라스베이거스 CES 이후 불어닥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거의 모든 전시회가 취소됐다. 온라인 기반의 비대면 마케팅과 행사가 크게 늘고 있고, 중소기업들도 부득이 온라인 마케팅을 늘리고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이라는 인지도와 역량 한계로 마케팅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마케팅 역량이 부족한 중소기업은 국내외 전시회 참가가 그나마 도움이 됐지만 이마저도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 되면서 기존 고객 주문이 감소하는 데다 새로운 판로 확보가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오랫동안 우리 중소 전자업체의 오프라인 마케팅에 도움이 돼온 한국전자전도 당초 10월 말로 예정됐던 개최일이 연기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매우 아쉬운 마음이다.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제품을 직접 보여주고 설명하는 방식의 전시회 개최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온라인에서 직접 체험할 수 없는 기기는 직접 작동해보고 시연해야만 편의성이나 성능을 알 수 있기 때문에 전시회가 매우 중요하다. 아울러 제품 마케팅 외에 최신 기술과 산업 트렌드 등 정보를 공유하고 더 나아가 신제품 개발 및 기술발전 방향을 알아보는 동시에 업계 관계자와 네트워킹을 넓힐 수 있는 기회로서 전시회를 많이 활용해 왔다.
실제로 코로나19 발생 이후 안정화 시기에 방역을 철저히 하면서 개최된 전시회에서 온라인 마케팅 결과보다 직접 체험하고 설명을 들었던 고객 상담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외국 바이어도 사진이나 온라인으로 사용 장면을 보는 것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직접 체험해야 제품 성능 및 품질 검증에 확신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전시회를 통한 바이어 상담이 최적화된 수출 마케팅의 기회가 된다는 것이 확실하다.
필자가 경영하는 페네시아에서는 그간 전시회를 통해 사용자가 직접 사용하는 등 체험을 통한 마케팅이 중요하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경험한 바 있다. 제품 완성 초기 전시장을 찾았을 때는 자사 부스 없이 디바이스를 들고(착용하고) 그냥 돌아다니는 것으로부터 시작했다. 이런 디바이스가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다. 이때는 전시장을 지원하는 스텝처럼 느꼈는지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전시장에 부스를 설치하고 방문자가 직접 착용하고 사용해 보는 것이 더 많은 이해와 기기의 사용성에 대한 평가가 정확하게 이루어진 경험이 있다. 또 전시를 통해 사용자 요구사항을 직접 경청해 제품 성능이나 사용성 개선에 적용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서 중소기업이 살아남기 위한 마케팅 지원이 어느 때보다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산업 전시회를 적극 열어 비즈니스 장을 마련해 주었으면 한다. 현재 코로나 재확산이 심한 해외에 비해 국내 여건은 충분히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이럴 때 산업전시회가 활발히 개최된다면 기업 마케팅 지원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 측면에서 적지 않은 기여를 하게 될 것이다. 우리 중소기업도 예전처럼 마음껏 전시장을 누비며 사업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며 정부의 적극 관심과 지원이 요구된다.
소윤석 페네시아 대표 syunseok66@panacea-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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