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명의 사이버펀치]<186>변화를 읽는 눈, 변화하는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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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동차가 새로운 시장을 점령할 것이다.” 20여년 전 이미 자동차 대변혁을 예고한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타계했다. 삼성을 세계 굴지의 기업으로 키우면서 당연히 잘잘못이 있었겠지만 '변화'를 기초로 기업 가치를 396배 성장시켰음은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미래의 변화를 읽고, 자신의 변화를 넘어 기업 구성원 변화까지 이끌어낸 리더십이 삼성 발전의 원동력이었다고 평가하기 때문이다. 지식정보화가 가져온 기술과 국제 정세가 급변하는 세상에서 우리는 변화에 인색한 것이 아닌지 되새길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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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가수의 신곡이 발간되면 레코드 테이프를 구매하려는 줄서기가 사라졌다. 식사를 하면서, 심지어 애인과의 데이트 중에도 스마트폰에서 손과 눈이 떨어지지 않는 모습도 전혀 낯설지 않다. 인터넷과 모바일 환경이 생각과 생활을 변화시키고 다음 단계로 달려가고 있다. 하늘에 드론택시가 운행하고, 인공지능(AI) 로봇이 편의점을 운영하는 시대가 멀지 않다. 소형의 나노센서와 스마트워치로 당뇨를 체크하고, 팔다리에 부착된 인공 옷을 착용하고 배드민턴을 즐기는 90대 노인을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미래의 준비는 변화의 너머에 어떤 세상이 기다리는지를 알기 위해 과거를 이해하고 현재를 분석하는 '변화를 읽는 눈'으로부터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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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오는 자동차를 피하지 않는 사람은 이상하게 바라보면서도 변화를 인지하고도 무반응하는 이율배반의 삶을 우리는 살고 있다. 현실에 안주하려는 생각과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범벅된 탓이겠지만, 풍랑 속에서 파도를 따라 움직이지 않는 배는 좌초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환경의 변화에 맞추어 행동하지 않으면 뒤처지는 것은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 특히 정보통신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세대에 적응하지 못하면 결국 불편과 낙오를 거듭하게 된다는 경고의 음성을 간과할 수 없다. 변화에 적응하고 선도하는 행동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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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행동에 실력이 기반 되지 않으면 성공은 불가능하다. 지능정보화 시대에는 소프트웨어(SW)와 AI 등 첨단기술과 서비스가 전문가들 소유물이 아닌 소비자의 보편적 능력으로 자리 잡을 때 변화에 편승한 성공 가능성이 높다. 칼과 창으로 무장하고 폭탄이 터지는 전쟁터로 향하는 군인에게 승리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기술과 인프라에서 뒤지지 않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를 기반으로 생활과 산업이 변화의 틀을 새롭게 해야 한다.

성공하는 변화에는 항상 동반자가 있다. 사방에서 달려오는 변화에 대응하고 이를 선도하기 위해 '나홀로 변화'는 역부족이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인재경영을 강조하고, 구성원에게 가족을 제외하곤 모두 바꾸라고 지시한 이유다.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필요한 건 아이디어와 실력만이 아니다. 변화에 함께하는 동지가 핵심 경쟁력이다. 성공한 창업자 애플의 스티브 잡스,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는 모두 변화에 동참한 이들이 그림자처럼 함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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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도 변화가 필요하다.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혁신·개혁 등 다른 이름으로 변화를 추구했지만 늘 결과는 미미했다. 변화에 대한 진정성과 절실함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번 정부는 변화의 방향을 제대로 설정하고 국민이 호응하는 변화로 성공한 정부가 되기를 기대한다. 지능정보화 기반의 글로벌 시대에 변화가 없이는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

정태명 성균관대 소프트웨어학과 교수 tmchung@skku.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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