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담보 대출·이자 제공
업비트, 다피아 기반 토큰 상장
KISA, 논문 공모 등 육성 논의
투자수요 증가...시장 관심 집중
'디파이(DeFi)'가 암호화폐 시장 새로운 핵심 키워드로 떠올랐다. 국내 업계에서 디파이 시장 존재감이 두드러지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업비트는 8월 말 '컴파운드(COMP)'와 '커브(CRV)'를 연이어 상장했다. 두 암호화폐는 디파이 기반 토큰으로 유명하다. 코인원도 이달 초 디파이 대표주자격인 메이커다오가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 '다이(DAI)'를 간편구매 서비스로 지원하기 시작했다.
디파이는 탈중앙화 금융을 뜻하는 용어다. 은행과 같은 금융기관을 중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기존 금융과 차별화된다. 블록체인 상에서 스마트 컨트랙트 기반으로 이뤄진다. 거래 기록은 네트워크에 자동 저장된다. 컴파운드 파이낸스, 메이커다오 등이 대표 디파이 프로토콜로 꼽힌다.
작동 원리는 다르지만 디파이는 담보 대출, 이자 제공이란 점에선 기존 금융상품과 유사하다. 암호화폐를 담보로 또 다른 암호화폐를 빌려주거나 암호화폐를 맡기면 이자를 지급한다. 특히 디파이를 이용하면 이용자에게 컴파운드, 커브와 같은 암호화폐를 보상 형식으로 제공한다. 디파이 부상으로 이들 토큰의 시세가 크게 상승하면서 암호화폐 재테크 핵심으로 떠올랐다.
이준행 스트리미 대표는 “디파이 시장은 가능성이 큰 분야다. 지난해부터 해외에서 먼저 큰 기대를 받았고, 관련 업체도 많이 늘었다”면서 “올해엔 디파이 시장에 투기자본이 유입되면서 업계 관심이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당장 우리나라에서 디파이 상품이 출시되는 사례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된 법 조항이 없고 자칫 금융당국 규제 감시망에 포착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디파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사업자는 없지만 관련 종목을 상장한 것은 디파이 투자 수요를 반영한 결과다.
업계 관계자는 “디파이는 일종의 금융상품이다. 업권법이 부재한 상황에서 디파이 사업에 선뜻 나서는 사업자는 없을 것”이라면서 “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시행을 앞두고 있어 디파이에 대해 보수적 접근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디파이 관심은 구체화되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최근 디파이 산업 활성화 차원에서 아이디어, 논문 공모전을 개최했다. 기관이 먼저 나서 디파이 육성 논의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해외시장에서 디파이 시장이 먼저 성숙하는 만큼 국내에서도 이에 대한 대응책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현우 크로스앵글 공동대표는 “디파이 프로젝트 시장 관심이 뜨겁다. 최근 오케이이엑스 거래소에서 디파이 토큰 8개를 하루에 상장했다”면서 “주목할 점은 디파이 토큰 흥행 트렌드가 기존에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던 탈중앙화 거래소에서 시작되고 있다는 점이다. 시장 무게중심이 어디로 이동할지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