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게임 거센 도전에 기술 우위마저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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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게임의 거센 도전에 최후 보루라고 믿었던 '품질'까지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안방을 내주는 것도 모자라 기술 선도국 입지마저 흔들릴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돈다.

미호요 '원신'이 내달 28일 한국 서비스를 시작한다. 미호요는 한국 게임사가 내놓지 않은 모바일, PC, 플레이스테이션4, 닌텐도 스위치 멀티플랫폼, 크로스플랫폼을 구현한다. 오픈월드를 적용했다. 공식처럼 내려온 속성 시스템을 뒤틀어 두 원소 간 반응 개념을 도입한 기획력이나 수려한 카툰 렌더링도 호평이다. 비즈니스 모델도 짜임새 있다.

미호요는 우리말 더빙까지 해 한국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현지화와 고품질 게임으로 어드벤처 RPG 시장을 석권하겠다는 방침이다.

류웨이 미호요 대표는 “모든 이용자에게 몰입형 오픈 월드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용자 기대를 뛰어넘는 게임을 만들고 아낌없는 투자를 진행해 수준 높은 콘텐츠를 지속 업데이트할 것”이라고 말했다.

좋은 중국게임 출현이 어제오늘 일이 아님에도 새삼스레 긴장하는 이유는 뛰어난 게임이라는 평가 때문이다. 닌텐도 '젤다의 전설:야생의 숨결'과 유사하다는 비판이 있지만 중국게임과 모바일 RPG에 인색한 서구 국가도 관심이 있을 정도다.

업계는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원신을 기점으로 중국 게임이 한국 게임을 넘어섰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언젠간 따라잡힐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이 됐다는 반응이다.

중국 게임은 한국 게임 보다 한 수 아래로 인식됐다. 중국 게임이 모바일 시대 성장을 거듭했지만 기획력과 기술력에 있어서만은 한국이 비교우위라는 것이 지배적 평가였다. 실제로 중국 게임사는 한국 디자이너나 테크니컬아티스트를 큰돈을 주고 데려가 기술을 배운다.

과거에도 중국 게임 도전이 있었으나 위기의식보다는 웹게임 노하우 벤치마킹에 가까웠다. '도탑전기' 비즈니스모델, '소녀전선' 서브컬쳐 타겟 개척 등이 대표적이다. 게임 전체 기획보다는 특정 분야 기획과 기술에 국한됐다.

중국게임 흥행공식은 마케팅이 핵심이었다. 7억명에 육박하는 중국 게이머로부터 벌어들인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국내에서 대규모 마케팅을 진행했다. 품질이 비슷해도 우위를 차지했다. 그 결과 매출 국내 상위 70개 게임 중 32개가 중국게임이다.

품질 경쟁으로도 우리 안방을 내줄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돈다. 한국 게임 장점인 기술과 품질관리, 고객관리에서 밀리면 우리 시장의 방벽이 무너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신작 개발 지연, 과도한 게임 아이템 판매에 대한 이용자 거부감, 개발자 특유 예술인 마인드가 성장을 늦춰 중국 추월을 막지 못했다”며 “관성에 의해 유력 지식재산권(IP)으로 비슷한 게임만 찍어낸다면 중국 게임에 곧 기술 선도국 지위까지 내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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