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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 분야에서 포트폴리오라고 하면 주식투자에서 위험을 줄이고 투자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일환으로 여러 종목에 분산 투자하는 방법을 의미한다. 경영전략 차원에서도 기업에서 수행하는 여러 사업을 조정해 위험을 줄이거나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포트폴리오 차원에서의 접근을 종종하곤 한다. 하지만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요소가 하나 더 있다. 다름 아닌 브랜드다.
브랜드 포트폴리오 전략이란 브랜드 포트폴리오 구조와 범위, 역할, 그리고 포트폴리오 브랜드 간의 상호 관계를 구체화하는 방법이다. 브랜드 포트폴리오 전략은 개별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포지셔닝의 목표와는 질적으로 다른 것이다. 개별 브랜드 전략은 해당 브랜드를 효과적이고 강력한 브랜드로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다. 반면에 브랜드 포트폴리오는 회사가 보유한 다양한 브랜드 간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데 1차 목표를 두고 있다. 브랜드 포트폴리오 성패는 포트폴리오 내에서 시너지 효과, 레버리지, 그리고 명확성을 창출하며 연관성을 유지하고 차별적이고 활력을 제공하는 브랜드를 개발하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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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포트폴리오 중요성을 일찌감치 이해한 기업은 인텔이다. 인텔은 자사 CPU의 기술 우수성을 소비자에게 브랜드로 인식시키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 기술 이해도가 없는 비전문가에게 세세한 기술적인 내용을 설명하기보다는 브랜드만으로 쉽게 해당 CPU 성능이 어느 수준인지를 추측할 수 있게 배려한 것이다. 처음 인텔이 이런 목적 아래 출시한 브랜드는 팬티엄이다. 펜티엄이라는 브랜드로 CPU를 출시한 뒤, CPU 성능이 개선될 때마다 펜티엄 Ⅱ, 팬터엄 Ⅲ 등과 같이 성능이 개선된 제품이라는 것을 소비자들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브랜드로 설명했다.
그 뒤에 인텔은 한 가지 고민에 빠지게 된다. 자사가 출시하는 CPU의 성능에 비해 고성능 CPU를 원하지 않는 고객이 생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PC를 통해서 단순 문서 작업 내지 인터넷 정도만을 즐기는 고객은 굳이 비싼 돈을 주고 고성능 CPU를 구매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첨단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최신 CPU를 구매할 이유가 여전히 있었다.
인텔은 확연히 구분된 고객들에게 자사의 CPU 브랜드를 구분시켜 각각에게 적합한 CPU를 제공하고 있음을 제시하는 전략을 추구했다. 고성능 CPU를 필요로 하는 고객에게는 펜티엄이라는 이름을 지속 사용했고, 저성능 CPU를 필요로 하는 고객들에게는 셀로론 등의 이름으로 펜티엄과는 구분된 브랜드를 제시했다. 이런 인텔의 전략 덕분에 소비자는 매장을 찾아 CPU 브랜드명만 보더라도 자신에게 적합한 PC인지 아닌지를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1998년에 이르러 인텔은 중간급과 최고급 서버 그리고 워크스테이션 시장에 진출해야 할 필요성을 깨닫게 됐다. 이 시장에 진출하면서 인텔은 고가 제품에 장착하기 위한 4~8가지 정도 프로세서를 개발했다. 브랜딩에 관련된 새로운 이슈가 대두됐다. 개인용 CPU가 아닌 기업체용 CPU라는 사실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가 하는 이슈였다. 이때도 인텔이 선택한 전략은 브랜드 포트폴리오였다. 인텔 제온이라는 하위 브랜드를 만들어 기업용 CPU를 찾는 고객에게 인텔이라는 이름과 함께 차별화된 브랜드를 제시했다.
창업 후 추가적인 시장을 진출하기 위해 새로운 제품 내지 브랜드가 필요로 할 때가 있다. 이때마다 각각의 브랜드를 개별적으로 전달하기 보다는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관리한다면 추후 다양한 브랜드가 출시되더라도 소비자에게 수월하게 설명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aijen@mj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