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으로 부동산에 투자해 상장주식 수익과 배당수익을 얻을 수 있는 리츠(REITs)가 올 초 높았던 관심에 비해 부진한 성적을 잇고 있다. 상장 후 거래량이 적어 주가 변동 폭이 크고 코로나19 영향으로 오피스보다는 데이터센터나 셀타워 등 일부 자산 중심으로 관심이 집중된 탓이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주요 리츠들이 부진한 흐름을 잇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주가가 폭락했다가 다시 회복했지만 최근 다시 하향곡선을 그리면서 코로나19 첫 확진자 발생 당시 수준으로 떨어진 종목이 많다.
프라임급 오피스를 주요 투자자산으로 확보한 NH프라임리츠는 코로나19 발생 후 주가가 4000원대 초중반까지 떨어진 후 5110원까지 회복했으나 6월 이후 주가가 하락하면서 다시 4400원대로 줄었다. 최근 해외 오피스를 주요 자산으로 편입하려던 계획을 철회했다.
지난달 16일 상장한 이지스밸류리츠는 공실률이 낮은 태평로와 용산 빌딩을 자산으로 확보했지만 상장 후 주가 흐름은 부진하다. 이리츠코크랩과 롯데리츠도 코로나19 이후 폭락한 주가가 상승했으나 6월부터 계속 하락세다.
리츠는 정부 공모리츠 활성화 정책과 세제 혜택, 5∼7% 수준의 안정적인 배당 상품으로 인기를 끌어왔다. 적은 투자금으로 오피스, 호텔, 물류센터, 데이터센터, 셀타워 등 다양한 상업용 시설에 투자할 수 있고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자산에도 투자할 수 있어 새로운 투자 대안으로 꼽혀왔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오피스 공실률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고 데이터센터, 셀타워, 물류센터 등 일부 코로나19 수혜 업종 중심으로 조명 받으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일반 개인이 시세나 임차 계약 현황을 알기 어려운 상업용 자산 중심으로 상품이 구성돼 정보 파악이 쉽지 않은 것도 투자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자산운용 업계 한 관계자는 “상업용 부동산은 계약 변동이나 시세 흐름 등을 개인이 파악하기 쉽지 않다”며 “일반 개인 투자자도 쉽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으면서 안정적으로 배당수익을 꾀할 수 있는 공모리츠 상품이 더 늘어나야 전반적으로 리츠 거래량이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식시장이 꾸준히 활황세인 것도 공모리츠 부진 요인으로 꼽힌다.
김선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성장주 중심으로 주가 랠리가 이어지면서 배당주인 리츠에 투자자 관심이 낮아졌다”고 진단했다.
코로나19 영향이 길어지면서 수혜 업종으로 꼽히는 분야 위주로 리츠가 선별적인 성장을 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소매업, 오피스 등 상업용 부동산은 경제활동 중단 민감도가 높지만 산업 활용도가 높은 창고나 데이터센터 같은 리츠는 코로나19 충격 직전 수준을 회복했다”며 “혁신 신산업이 발달하면서 리츠도 업종별 차별화가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