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최대 규모의 청년 해외 일자리 창출 사업이 코로나19 여파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갔다. 해외 현지 취업 길은 모두 막혔고, 한국 정보기술(IT) 등 우수 인재 채용을 진행한 상당한 국가들이 채용을 무기한 연기하는 등 글로벌 무대를 준비하고 있던 국내 청년들이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
여기에 더해 국내 최대 인재 양성 사업인 '청년 해외취원 지원사업'의 성과 창출 효과도 모호해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신한금융그룹 산하 신한희망재단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한국외대가 협력해 만든 국내 최대 글로벌 인재 양성 사업인 '청년 해외취업 지원사업'이 코로나 여파 등으로 발목을 잡혔다.. 교육에 참여한 학생 가운데 상당수가 교육 커리큘럼 부실과 주입식 강의 방식, 소통 없는 통보식 교육 체계를 비판하고 나섰다.
청년 해외취업 지원사업은 해외 취업을 희망하는 청년을 선발, 국내외 연수를 통해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고 유관 기관의 네트워크를 활용한 해외 취업 매칭까지 전폭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신한재단은 5년 동안 총 1000여명의 글로벌 인재 양성을 목표로 현재 2기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해외 견학이나 현지 취업 기회가 사실상 모두 멈춘 상황에서 재단이 부실한 대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며 학생들의 불만이 표출되고 있다.
한 교육생은 “줌 온라인 교육을 통해 사실상 재택 교육을 받고 있고, 9월 25일이 수료식인데 그동안 해외 취업 기회는 단 한 번도 없었다”면서 “코로나19 여파는 이해하지만 이를 명분으로 부실한 교육 커리큘럼을 운영하고 있어 20여명의 학생들이 이미 퇴소하거나 다른 교육 프로그램을 알아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일부 학생들은 아무리 코로나 여파로 해외 취업 교육이 어렵다지만 수업 시수만 채우면 그만이라는 재단 행태에 분노했다.
또 다른 교육생은 “오프라인 교육이 어렵다면 해외 취업의 필수인 외국어말하기평가 오픽 등 자격증 취득 지원 등이 병행돼야 하는데 이미 예산이 정해져 있어 이 같은 지원은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면서 “다음 달 베트남 호찌민에서 대규모 박람회가 열리지만 영상 면접을 통한 취업 알선을 해 주겠다는 공문 한 장 보내 준 게 그동안 이 교육에서 지원한 것 전부”라고 지적했다.
재단 소통 방식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교육 프로그램에 대해 학생 대상으로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 등이 진행됐지만 현장에서는 문제를 제기할 수 없도록 마이크를 끄고 행사를 진행하는 등 일부 학생들이 반발하는 사태도 빚었다. 이와 함께 국내 취업 등의 이유가 아닌 다른 이유로 중도 퇴소할 경우 주일당 2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중간에 퇴소한 한 교육생은 “해외 취업을 목표로 재단 프로그램에 누구보다 적극 동참하고 교육을 이수하려고 했지만 프로그램 부실 등으로 더 이상 취업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아 중도 퇴소를 했다”면서 “학생 의견 반영은 하지 않고 재단은 온라인 간담회 등을 열어서 홍보 수단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이용한 교육 지원 내용 홍보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신한금융재단 관계자는 “해외로 취업을 희망하는 청년들의 꿈을 실현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이 사업을 진행하게 됐다”며 “교육 커리큘럼이 코로나 등으로 인해 국내에서만 진행돼 안타깝지만 온라인 취업 매칭과 과정 수료 후 원하는 학생을 위해 면접 등 보수교육을 지속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유재희기자 ryu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