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제조 2.0]스마트공장 경쟁력, 공급기업에 있다

해외진출 공급기업 800곳 육성
통신·공장운영 '선도 그룹' 경쟁 우위
기술력 강화로 안전 등 작업환경 개선

부산 전기차 디지털 클러스터, 울산 중소화학단지 등 개별 스마트공장이 클러스터 단위에서 하나의 공장처럼 연결될 수 있는 주된 요인은 5세대 이동통신(5G) 등 일부 요소 기술의 수준이 여타 국가와 대비해서도 경쟁 우위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통신과 공장운영 분야에서 국내 스마트제조 기술은 최고 기술국가인 미국에 비해 크게 뒤처지지 않는 선도 그룹에 속한다.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 분야에서 강점을 가진 국내 스타트업 수아랩은 약 1억9500만달러의 가치로 미국 나스닥 상장사 코그넥스(Cognex)에 매각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일부 선도 분야와 스타트업 등 개별 제품 단위에서는 국내 스마트제조 기술이 인정받고 있지만 패키지 단위의 생산설비 시스템 공급 능력 등은 상대적으로 여전히 취약하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정부가 중소 제조업의 디지털 대전환을 위해 핵심 목표로 삼고 있는 5G·AI 기반 스마트공장 고도화와 디지털 클러스터 구축 과정에서 기술의 해외 종속 현상을 막기 위해 공급기업의 경쟁력 강화는 무엇보다도 우선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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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기술 고도화로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스마트제조화

정부는 앞서 'AI·데이터 기반 중소기업 제조혁신 고도화 전략'에서 스마트제조 공급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켜 2025년까지 800개 해외진출 공급기업을 키우고, 24개 스마트제조 기술 분야 가운데 18개 분야 기술 수준을 선도 국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핵심 목표로 삼았다.

이를 위해 △가치사슬연계기술 △유연생산기술 △스마크워크기술 등을 스마트 제조혁신 기술개발 3대 분야로 꼽아 연구개발(R&D)을 집중 지원한다. 공급기술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레벨3~4 단계를 위한 토종 기술을 개발하고 해외진출 역시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예비타당성 검토에 들어갔다.

가치사슬연계기술은 대·중소기업 간 데이터와 기술을 공유할 수 있는 글로벌 최고 수준의 상생형 스마트공장 고도화를 위한 첨단제조 기술 개발에 초점을 뒀다. 특화산업별 대·중소 밸류체인을 연계할 수 있는 기술과 다중사용자 환경에 적합한 데이터 보안기술 등 5G 등 첨단기술을 융합해 제조환경과 자원을 실시간·대규모·고신뢰로 최적화할 수 있는 핵심기술 확보가 주된 목표다.

이 밖에도 핵심 주력산업 특화 기업 연계 가상 물리 시스템(CPS) 플랫폼 기술, 5G 실시간 고신뢰 가상물리제조 기반기술, 자율분산지능제어 실행 기술개발 및 인더스트리얼 AI 통합 개방형 프레임워크 구축 등이 추진된다.

개별 공장을 보유하지 않고 기획·디자인·마케팅 등에 집중하는 창업·벤처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유연생산기술도 개발을 지원한다. 다품종 제조 수요에 대응하는 한편 전문 제조업체의 제조자원을 탄력적으로 구성해 제조 서비스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제조 디지털트윈을 통해 제품의 설계부터 개발·생산·조달·유통에 걸친 CPS를 구성하는가 하면 제조공정정보 디지털화를 위한 산업용 엣지 기술, 인간 중심 실감 인터랙션 기술 등을 지원한다.

제조현장 노하우를 디지털로 전환하고 근로환경 개선을 위한 스마트워크기술 역시 주요 지원 분야 가운데 하나다. 제조현장 착용형 엣지 디바이스 등 안전중심형 기술 개발, 경험제조 지식화 등을 추진한다.

◇스마트공장 기술 경쟁력 확보로 노동 환경도 개선

정부에서는 스마트제조 공급기술 고도화를 통해 스마트공장 도입 기업의 비용 절감 및 생산성 증대 등 경제적 효과 역시 보다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화장품 용기 및 디스펜서 제조업체 연우는 중간1 수준의 스마트공장 도입만으로도 매출 25.2%, 생산량 11.5%, 생산효율 23%가 증가하는 효과를 거뒀다. 기존 70% 수준의 공장가동률도 90%로 올라갔다. 매출과 생산량 증가에 따라 추가 공장 구축에 이어 신규 고용도 2년 사이에 200여명이 발생했다. 노동 강도 저하에 따른 직무만족도 증대 효과까지 볼 수 있었다.

실제 스마트공장을 도입한 중소기업은 평균적으로 생산성 30% 증가, 품질 43.5% 향상, 원가 15.9% 감소 등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중기부는 분석하고 있다. 업종별 공정에 특화된 스마트제조 기술개발 파급 효과에 따라 얼마든지 추가적인 공정개선과 경영개선 등의 효과가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스마트제조 기술의 경쟁력 강화를 넘어 노동환경의 안전성, 고용창출, 지역경제 활성화까지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제조업은 산업재해 발생이 높은 산업군으로 실시간 인터랙션 등 인간 중심 스마트공장 기술이 고도화될 경우 근로자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가능하다. 실제 울산 지역에 추진되는 유틸리티성 자원공유 지원사업 등 스마트제조 실증 인프라 구축 사업이 안전·설비 관리 분야에 우선 적용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아울러 노령화와 인구 감소 등으로 전문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사회에도 긍정 영향을 미칠 것으로 풀이된다. 제조 공정 지능화가 확산됨으로써 자연스레 고급인력 수요가 증가하고 노후 산업단지의 환경 개선 역시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미래전략연구단장은 “스마트제조혁신은 이제 단순 보급을 넘어 디지털 클러스터 도입, 전문 인력·공급기업 양성 등에 초점을 맞춰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야 하는 단계”라면서 “특히 디지털 클러스터 도입과 공급기술 고도화는 작업환경 개선 효과에 따른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도 상당한 시사점을 줄 수 있는 만큼 학업, 주거 등 정주환경 개선까지도 함께 이룰 수 있도록 정부가 과감한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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