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경제적 어려움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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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한 경제난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내수는 물론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수출이 걱정이다. 미국과 유럽 상황을 볼 때 코로나19가 종식될 것으로 보는 전문가는 거의 없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한국 진출 외국인 투자 기업을 조사한 결과 대다수가 올 하반기까지 지속을 전망했다.

올해 초 2%대로 예상되던 한국의 성장률이 IMF 관리체제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 계속 나오고 있다. 최근 한국경제연구원은 -2.3%, 국제신용평가사인 S&P는 -0.6%로 역성장을 전망했다. 1분기 외국인 직접투자는 18% 급감했고, 국내 기업의 악성 재고는 100조원이나 쌓였다. 정부도 경제를 살리기 위해 여러 대책을 내놓고 있다. 100조원이 넘은 민생 및 금융안정 패키지를 내놓고 20조원에 가까운 긴급재난지원금도 지원했다. 그러나 경제 작동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더욱 강력한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 특히 경제의 75% 이상을 무역에 의존하는 한국은 우리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정상 활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먼저 우리 금융시장을 뒷받침해 줄 통화스와프를 확대해야 한다. 1997년, 2008년 경제 위기 때마다 우리 정부는 미국·일본 등 주요 국가들과 통화스와프로 금융 및 외환 시장을 안정시켜 왔다. 이번에도 지난 3월 미국과의 600억달러 통화스와프가 금융시장 안정에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우리의 높은 자본시장 개방성을 고려, 향후 경제가 더 나빠질 가능성이 짙은 상황에서 지금 외환보유액 및 통화스와프로는 금융·외환 시장 안정에 한계가 있다. 경제에 정통한 정부 인사들도 통화스와프는 다다익선이라고 한다. 더 늦기 전에 주요 기축통화국인 일본과 통화스와프를 우선 체결하고 유럽연합(EU), 영국으로 확대해 나가야 한다. 장기로 일본 수준인 6대 기축통화국과 무제한 무기한 통화스와프를 체결한다면 금융시장은 더 이상 위기 때마다 흔들리는 일은 없을 것이다.

둘째 G20 차원의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을 완화하고 감축하는 국제 공조를 끌어내야 할 것이다. 경제 위기 시 각국은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는 경향이 있다. 최근 마스크와 같은 주요 품목에 대해 수출을 금지하는 등 자국 우선주의가 힘을 얻고 있다.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보호무역주의 확산 상황에서 관세·비관세 장벽이 더 높아진다면 가뜩이나 글로벌 소비 위축으로 어려워진 수출이 더 이상 돌파구를 찾을 수 없게 될 것이다. 2018년 G20 정상회의에서 우리 정부가 각국의 보호무역조치 동결 합의를 유도했듯 이번에도 국제사회에서 우리 정부의 능력을 보여 주길 바란다.

셋째 경쟁력 있는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을 위해 정부가 더 적극 지원해야 할 것이다. 이번에 세계 명성을 얻은 한국 의료기기에 쏠린 관심이 수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나서야 한다. 수출처도 찾아주고 유럽, 미국 등 주요 시장으로 수출미션단도 파견해야 한다. 이와 함께 중국과 미국 등 주요국의 경제 위기 극복 차원의 거대 인프라 사업에 우리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 주길 바란다. 경제 활성화를 위해 중국은 5세대(5G) 이동통신 시설 건설에 34조원을 투자한다. 미국도 2조달러대 인프라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물론 자국 기업 우선 추진이 유력하지만 5G나 인프라 건설은 한국 기업들도 경쟁력을 갖춘 만큼 정부가 나서 준다면 틈새시장을 파고들 가능성은 충분하다.

“어려울 때 실력이 진짜 실력이다.” 우리나라의 한 대표 기업인이 한 말이다. 세계가 코로나19로 모두 어려울 때 진짜 실력 있는 국가, 실력 있는 기업은 살아남아서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킬 것이다. 그 주인공이 대한민국 정부와 기업이 될 수 있도록 민·관이 함께 최선의 호흡을 맞춰야 할 때다.

김봉만 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협력실장 kbm@fki.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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