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후유증을 유발하는 '기능해리' 발생 메커니즘이 밝혀졌다.
기초과학연구원(IBS·원장 노도영)은 이창준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장이 이끄는 연구팀이 김형일 광주과학기술원(GIST) 의생명공학과 교수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공동연구를 진행해 '별세포'의 이상변화가 뇌졸중 후 발생하는 기능해리 핵심 요소임을 규명했다고 7일 밝혔다.
뇌졸중 연구의 오랜 숙원을 해결함은 물론, 뇌졸중 후유증 치료에 근본적인 해법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져 뇌 부위가 손상되는 질환이다. 운동·언어·의식 장애 등 다양한 후유증이 남는다. 심지어 발생 부위뿐만 아니라 멀리 있는 곳에도 변화를 일으키는데 이것이 '기능해리(Diaschisis)'다. 뇌신경세포 활동성이 낮아져 뇌의 대사와 기능이 저하된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뇌 신경세포 일종인 '별세포'가 다른 신경세포의 활성과 대사를 억제해 기능해리를 일으키는 원리를 규명했다.
별세포는 뇌에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별 모양 비신경세포다. 이 가운데 수와 크기가 늘어나 주변 신경세포에 여러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반응성 별세포'라고 한다. 반응성 별세포가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인 '가바(GABA)'를 과도하게 분비해 주변 신경세포 활성과 대사를 억제시키면 뇌질환을 야기하게 된다.
연구진은 뇌졸중을 유도한 생쥐의 뇌를 관찰한 결과, 반응성 별세포가 가바를 과다 분비해 주변 신경세포 기능을 저하시키고, 기능해리를 일으키는 것을 확인했다.
추가로 연구진이 자체 개발한 뉴로바이오젠에 기술이전한 마오비(MAO-B) 억제제 KDS2010 효능도 확인했다. KDS2010을 사용한 결과, 별세포 가바 분비가 줄어들어 운동 피질의 기능해리 현상이 완화되고 운동-감각 기능이 회복됐다.
이창준 단장은 “이번 연구로 뇌졸중 뿐 아니라 편두통, 뇌종양, 뇌염 등 다양한 뇌질환에 동반되는 기능해리 유발 원리를 규명했다”며 “별세포 조절로 향후 다양한 뇌 질환 후유증 치료에 새길을 열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