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패닉' 백화점, 하반기 반등 불씨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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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행사장

백화점 업계가 상반기 코로나19 악몽에서 조금씩 빠져나오고 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가전·가구 등 고단가 상품 판매가 늘고 명품 매출도 뛰었다. 하반기 해외여행 경비가 국내 소비로 이전되면서 백화점이 수혜를 누릴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2분기 국내 주요 백화점 기존점은 5% 역신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3월 하락폭이 40%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가파른 회복세다. 코로나로 인한 연쇄 휴점과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매출 타격이 크게 완화됐다.

지난 1분기에는 주요 백화점 모두 코로나 직격탄을 맞았다. 롯데백화점은 영업이익이 82.1%나 급감했고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도 각각 65.3%, 57.7% 줄었다. 감염 우려로 다중이용시설인 백화점을 찾는 발길이 끊긴 탓이다.

그러다 하반기를 앞둔 지난달부터 반등 조짐이 일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6월 매출이 작년 동월대비 1.0% 늘며 5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가전·가구 등 리빙 상품 매출이 22.7% 늘며 성장세를 견인했고 보복소비 효과에 힘입어 해외패션 상품군도 28.8% 신장했다.

상대적으로 외국인 매출 비중이 높은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2.1% 역신장했지만 연쇄 휴점으로 34% 급감했던 3월 이후 꾸준히 하락폭을 줄여나가고 있다. 롯데 역시 생활가전과 명품 매출이 각각 20%, 24% 늘어난 효과를 봤다.

백화점 관계자는 “확실히 지난달부터 매장과 식당가에 고객이 크게 늘었다”면서 “보통 7~8월 휴가철은 백화점 입장에선 비수기인데 올해는 해외여행 대신 고가의 상품을 구매하는 수요가 늘면서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개학 효과에 힘입어 의류 매출도 덩달아 올라오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에서는 지난달 1일부터 11일까지 남성·여성 등 패션 장르 매출이 작년 동기대비 3.8% 증가했다. 5월에 13% 역신장한 것과 비교하면 매출이 큰 폭으로 반등했다. 고마진 상품군인 일반 의류 매출이 빠르게 회복될 경우 수익성 개선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지난달 26일부터 시작된 대한민국 동행세일 효과도 기대된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26일과 27일 매출이 작년 여름 세일기간 첫 이틀과 비교해 21% 증가했다. 올해 코로나 발병 이후 최대 신장폭이다. 특히 타격이 컸던 여성패션과 남성패션 상품군 매출도 8%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코로나19 확산세가 완화되고 소비자 심리가 개선될 경우 백화점들이 직접적 수혜를 입을 것”이라며 “6월과 7월은 백화점의 전통적 비수기지만 올해는 해외여행 대체로 늘어난 국내 쇼핑 수요를 백화점들이 흡수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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