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아픈손가락 '코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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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증시는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 연초부터 강세를 보이던 증시는 코로나19 변수를 만나 역대급 폭락 장세를 보였다. 정책 지원으로 반등에 나선 이후 다시 급등하면서 하락 폭을 만회했다. 동학개미운동으로 불리며 개인투자자들의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증시가 요동치는 상황에서도 코넥스는 조용하다. 코넥스 상장 기업 수가 적을 뿐만 아니라 코스닥으로 이전해서 상장한 실적도 초라하다. 올해 코넥스 상장 기업은 3개사이다. 사정은 매년 악화하고 있다. 2018년 코넥스 상장 기업은 21개사, 지난해에는 17개사로 20% 남짓 줄었다.

코넥스 시장의 본래 출범 목표인 코스닥으로 이전해서 상장한 성적도 좋지 않다. 올해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기업은 단 1개사뿐이다. 게다가 코넥스 시장 상장 유지 기간이 장기화할수록 기업 성장성은 감소한다. 코넥스 시장 상장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상장 유지 기간 3년 이후에 급격히 감소한다.

코넥스는 중소·벤처기업 자금 조달 시장과 코스닥 시장 간 사다리 역할을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해 2013년에 출범했다.

코넥스가 외면받는 이유로는 까다로운 거래 조건이 꼽힌다. 개인투자자가 코넥스 거래를 위해서는 기본 예탁금으로 3000만원을 내야 한다. 이마저도 지난해 1월 코넥스 활성화 조치로 낮아진 것이다. 이전까지 기본 예탁금은 1억원이었다. 유통 주식 수는 적고 시총은 감소하는 등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연이은 코스닥 이전 상장 철회도 코넥스 시장이 얼어붙은 이유다.

코넥스는 다음 달이면 출범 7돌을 맞는다. 코넥스 시장이 활성화하기 위해선 우선 투자자의 진입장벽을 낮춰야 한다.

대주주 등 비롯한 투자자에 대한 과감한 세제 혜택이 방안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코넥스를 거쳐 코스닥에 입성하길 잘했다'는 기업이 많아져야 한다. 이 같은 경험이 쌓여야 진입하는 기업이 많아지고, 자연스럽게 시장 활성화로 이어진다. 제대로 된 가치를 평가받고 코스닥에 이전 상장하는 성공 사례가 많아지는 게 우선이다.

'비상장→코넥스→코스닥'으로 이어지는 성장 사다리 체계 강화 방안을 금융 당국은 고민해야 한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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