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폭파...청와대 “계속 상황 악화시키면 강력히 대응” 엄중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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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6일 오후 2시49분 개성 공동연락사무소 청사를 폭파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경기 파주시 접경지에서 바라본 개성공단 일대에서 연기가 피어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16일 오후 2시 49분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청와대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긴급 소집하고 강력한 유감을 표명했다.

청와대는 북측의 폭파 이후 오후 5시 10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긴급 NSC를 개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전체회의가 아닌 상임위원회로 진행됐다.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은 회의 후 브리핑을 통해 “정부는 오늘 북측이 2018년 '판문점선언'에 의해 개설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건물을 일방적으로 폭파한 것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NSC 사무처장인 김 차장은 “북측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파괴는 남북관계의 발전과 한반도 평화 정착을 바라는 모든 이들의 기대를 저버린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이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사태의 책임이 전적으로 북측에 있음을 분명히 한다”며 “북측이 상황을 계속 악화시키는 조치를 취할 경우, 우리는 그에 강력히 대응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앞서 통일부는 “북한이 오늘 오후 2시 49분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청사를 폭파했다”고 밝혔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일단 예고된 부분이 있다. 조금 더 정확한 상황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 조선중앙방송도 오후 4시 50분 보도에서 “16일 14시 50분 요란한 폭음과 함께 북남공동연락사무소가 비참하게 파괴됐다”고 전했다. 방송은 “쓰레기들과 이를 묵인한자들의 죄값을 깨깨 받아내야 한다는 격노한 민심에 부응하여 북남사이의 모든 통신연락선들을 차단해버린데 이어 우리측 해당 부문에서는 개성공업지구에 있던 북남공동련락사무소를 완전파괴시키는 조치를 실행하였다”고 보도했다.

문 대통령이 전날 “나와 김정은 위원장이 8000만 겨레 앞에서 했던 한반도 평화의 약속을 뒤로 돌릴 수는 없다”고 말한 지 하루만에, 김여정 북한 노동장 제1부부장이 지난 13일 “북남 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지 사흘만이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2018년 4월 27일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합의한 '판문점 선언'에 따라 그해 9월 개성에 문을 열었다. 개성공단 내 남북교류협력협의사무소 건물을 개·보수해 사용했다. 97억원 가량이 투입됐다. 올해 1월 30일 코로나 사태로 북한이 비상 방역 체제로 전환하면서 남북 양측 인원이 모두 철수해 잠정 폐쇄됐다.

군 당국은 개성 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이후 군사분계선(MDL) 지역에서 돌발 군사상황에 대비해 대북 감시·대비태세를 강화했다. 최전방 부대 지휘관들은 정위치하고 부대를 지휘하도록 했다.

주변국은 북한의 이 같은 행동에 우려 섞인 시선을 보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과 한국은 한 민족”이라며 “중국은 이웃 국가로서 일관되게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유지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일본은 계속해서 미국, 한국 등과 함께 긴밀히 협력하면서 필요한 정보의 수집, 분석을 실시하고 정세를 주시하는 한편 경계·감시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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