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사피엔스 시대] 데이터 폭증 '커넥티드카 시대'…고성능·저전력 'AI 반도체' 부상

빅데이터, 커넥티드카 등 4차 산업 혁명 핵심 기술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게 '인공지능(AI) 반도체'다. AI 반도체는 기존 반도체보다 훨씬 많은 데이터양을 처리·분석·응용하는 지능형 반도체다. AI 반도체는 AI 기술을 구현하는 데 가장 핵심 역할을 한다.

커넥티드카 등이 상용화됐을 때 데이터 전송량이 급격히 증가하고 이를 수집·분석하기 위한 처리 환경이 요구된다. AI 반도체는 AI 구현에 필요한 대규모 데이터 처리를 위해 기존 반도체의 한계를 극복하고 고성능, 저전력 기술을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다.

시장 성장 속도가 빠르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AI 반도체 시장이 향후 5년간 빠르게 성장해 2025년 685억달러 규모(약 83조원)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IHS마킷은 AI용 반도체 중 메모리 소자 매출이 5년 뒤 604억달러 규모(약 73조원)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프로세서 매출은 222억달러(약 26조원)로 확대될 것이라고 봤다.

AI용 메모리 시장 중 컴퓨터 분야 성장이 가장 클 것으로 예고됐다. 앞으로 5년간 매해 15.7%씩 성장해 659억달러(약 80조원) 시장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통신, 커넥티드카, 가전,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빠른 성장이 기대된다.

전문가들은 AI 반도체가 병렬 연산 처리에 최적화된 그래픽처리장치(GPU) 중심에서 초고성능, 초저전력 중심 뉴로모픽 반도체 기술로 진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존 컴퓨팅 구조에선 기기가 순차적으로 데이터를 처리했다면 뉴로모픽 반도체는 대용량 데이터를 병렬적으로 처리한다. 기존 반도체보다 전력 소모량은 1억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AI 반도체는 GPU 중심으로 데이터센터와 에지 디바이스에 탑재돼 활용된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는 AI반도체는 AI를 지원하는 저전력, 고성능에 특화된 반도체인 주문형반도체(ASIC) 방식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최종적으로는 추론과 학습, 데이터센서와 디바이스 등 AI 시스템의 수많은 기능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에선 많은 기업이 AI 반도체 개발 전쟁에 뛰어들었다.

이 분야는 미국 기업들이 기술 개발을 주도한다. 구글과 테슬라 같은 반도체 회사가 아닌 기업들도 AI 반도체를 자체 개발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엣지 디바이스에서 사용자 경험을 최적화하고 자사 제품과 서비스 경쟁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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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중국 추격도 빠르다. 중국 업체는 엣지 디바이스용 AI 반도체 개발에 역량을 집중한다. 뛰어난 반도체 설계 역량을 갖춘 기술 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방식으로 몸집을 불린다. 중국 정부는 AI 반도체를 산업 육성 정책 일환으로 집중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많은 중국기업이 AI 반도체에 공격적 투자를 진행한다. 화웨이, 알리바바, 캄브리콘 테크놀러지 등이 AI 반도체에 집중하는 대표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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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을 중심으로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뛰어난 역량을 보인다. AI 반도체 분야에서는 기술 역량과 개발 인프라가 미국과 중국에 비해 열악하다는 분석이다. 국내 AI 반도체 설계와 원천 기술은 외국 기업 기술에 의존하는 사례가 많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AI 반도체 기술력이 산업에서 선두 자리를 차지할 핵심 기술이 되고 기업의 경쟁력을 판가름할 잣대가 될 것”이라면서 “핵심 인재를 영입하거나 기술 기업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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