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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공영보 솔탑 대표이사

지금 세계는 코로나19로 거의 올스톱 상태다. 이런 와중에도 최근 미국의 스페이스X는 자사 발사체를 사용, 2명의 우주인을 우주정거장에 보내는 데 성공했다. 스페이스X는 로켓 1단을 회수, 재사용하는 발사체를 개발한 대표적 뉴스페이스 민간기업이다.

뉴스페이스란 기존 우주개발과는 달리 초소형화, 저가화, 기간단축으로 상징되는 새로운 우주산업 패러다임이다. 1960년대 우주개발 경쟁은 미소냉전 속에 벌어진 국가 간 우주선점 경쟁이었다면, 뉴스페이스는 글로벌 시장을 두고 민간 기업들이 사활을 걸고 벌이는 새로운 우주개발 경쟁을 의미한다. 위성 개발과 발사의 주도권은 이미 민간 기업으로 넘어 왔고, 우주 인터넷과 우주관광은 수년 안에 목도하게 될 새로운 비지니스다. 뉴스페이스 경쟁에서 승리한 기업과 국가가 우주개발 시대의 승리자가 되어 과실을 독차지 할 것이다.

우주 민간기업 기반이 취약한 우리나라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국내 기업들이 스페이스X와 같은 대기업을 상대할 수는 없지만, 비교적 진입 장벽이 낮은 틈새시장이 있다. 바로 가로, 세로, 높이가 각각 10㎝인 정육면체를 여러 개 쌓아올린 형태의 초소형위성이다. 큐브샛으로 불린다.

큐브샛은 보통 10~20㎏급으로, 저가로 제작해 소형발사체로 발사, 여러 개를 띄워 군집을 형성해 임무를 수행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한다. 미국의 플래닛이라는 기업은 200개가 넘는 큐브샛을 발사해 지구를 매일 스캔하여 촬영한 영상을 판매하고 있다. 초소형위성 시장은 우주산업 분야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스타트업 우주보고서에 의하면 과거 15년을 모두 합한 액수 이상으로 벤처캐피털에 투자되고 있다고 한다. 또 2020년까지 발사된 큐브샛의 개수는 1만300여개에 달하고, 향후 6년 동안 매년 400개 이상 큐브샛이 발사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기술력 있는 뉴스페이스 중소벤처기업이 있지만, 글로벌하게 경쟁하기에는 아직 발사성공 실적과 경험이 부족하다. 민간투자가 거의 없는 우리나라에서 뉴스페이스 기업이 살아남아 경쟁하려면 국가가 직접 육성해야 한다.

국가 우주개발 프로그램을 통해 기업이 글로벌 우주개발 경쟁력을 갖도록 기회를 줘야 한다. 큐브샛을 활용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아직 입증되지 않은 고위험의 기술이나 개념을 본격 임무에 앞서 적은 비용으로 신속하게 검증하는데 있다.

예를 들어 큐브샛 군집을 이용해 우주의 이온전리층이나 지구자기장을 관측, GPS 오류나 지진발생을 사전에 예측하는 것 등이 해당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큐브샛 개발은 국내 뉴스페이스 기업에 우주개발 성공 실적을 쌓을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국가적 임무 사전 검증과 글로벌 우주경쟁력 확보의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

한 가지 우려되는 것은 정부에서 큐브샛 위성개발을 기존 중대형 위성개발 시각으로 바라보는 게 아닐까하는 것이다. 많은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 실패 확률을 줄이는 것이 기존 방식이라면, 실제 우주발사를 통해 핵심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비용과 시간을 절약하는 방식이 뉴스페이스이다. 작은 실패를 통해 더 큰 성공을 얻는 방식이 뉴스페이스 시대에 살아남는 길임을 외국의 사례에서도 확인해야 할 것이다.

사공영보 솔탑 대표이사 ybsakong@soleto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