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이 쉽게 늘어나는 고강도 초소성 고엔트로피 합금 설계에 성공했다. 자동차와 항공기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 적용 가능할 전망이다.
포스텍(총장 김무환)은 김형섭 철강대학원·신소재공학과 교수, 이종수 교수, 프라빈 연구교수, 자가란 연구교수, 박사과정 아스가리 라드 씨, 석사과정 응웬 씨 연구팀이 고압 비틀림으로 가공된 나노결정립 고엔트로피 합금소재에서 2000%까지 길이가 늘어나는 세계 최고 연구결과를 내놓았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연구성과는 최근 과학 학술 전문지 '네이쳐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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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소성(HSRS)은 재료가 늘어나 찢어지거나 끊어질 때까지 300~500% 이상 변형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이런 현상은 높은 온도와 매우 느린 변형속도 등 특정한 조건에서 일부 소재에만 나타난다. 초소성 재료를 이용하면 기존 성형 공정으로는 구현하기 어려운 항공기, 우주발사체, 자동차 등에 필요한 복잡한 형상의 부품도 한 번에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초소성은 대부분 느린 변형 속도에서만 발생하기 때문에 성형 시간이 길어져 가공비용이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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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열적 안정성이 뛰어난 고엔트로피 합금을 이용해 초소성의 한계를 극복했다.■고엔트로피 합금에 고압 비틀림 가공을 가해 초소성 현상의 중요한 전제조건인 초미세립·나노결정을 형성하고, 고온에서도 결정립 성장이 효과적으로 억제되도록 했다. 이를 통해 기존 초당 0.01~0.1% 변형시키는 초소성 공정 속도보다 50~500배 빠른 초당 5%의 고속 변형 하에서 2000%에 이르는 세계 최고 수준 연신율을 달성했다.
상대적으로 빠른 성형 속도에서 우수한 연신율을 달성, 기존 초소성 공정을 50~500분의 1로 줄였다. 성형 시간과 비용을 절감함으로써 산업에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였다.
김형섭 교수는 “고엔트로피 합금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보고된 금속 소재 초소성 특성 중 최고 수준 결과”라며 “연구에서 제시한 다상의 미세구조는 향후 자동차, 항공기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에서 추진하는 미래소재디스커버리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