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 하이차저
여러대 동시 충전 파워뱅크 방식으로
내년까지 120기...민간업체 최대 규모

현대차그룹이 내년까지 전국에 전기차 초급속 충전소 20곳을 구축한다. 여기에 들어가는 초급속 충전기만 120기로 민간업계가 국내 충전인프라에 투자하는 최대 규모다. 특히 이 시설은 현대·기아차 이외에도 국내 진출한 모든 자동차 브랜드 고객까지 이용하게 할 방침이라, 국내 이용자들의 충전인프라 접근성이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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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동구에 위치한 현대차의 초급속 전기차 충전소 하이차저 공사 현장.

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이 최근 자체 평가를 통해 초급속 충전소 설치·운영업체로 충전서비스·제조업체인 대영채비를 선정했다.

한 달 넘게 진행된 평가에는 GS칼텍스·차지비·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에스트래픽이 참여했고, 3차까지 진행된 평가에서 대영채비가 최종 선정됐다.

현대차그룹은 내년까지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등 20곳에 초급속 충전소 브랜드 '하이차저(Hi-Charger)'를 구축한다. 여기에 들어가는 충전기는 100㎾급 80기와 350㎾급 초급속 충전기 40기 등 모두 120기가 설치된다. 충전 부지를 제외한 충전 설비 및 공사 예산만 최소 200억원이 넘는다. 현대차그룹은 정부 보조금 없이 자체 예산으로 충당하고, 대영채비는 향후 2년 간 충전소 설치와 운영을 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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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지난해 11월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 구축한 전기차 초급속 충전설비.

하이차저는 국내 전기차 시장 확대를 위해 사용자들의 충전시간 단축 등 충전인프라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완성차가 대규모로 투자한 국내 첫 사례다. 현대차그룹은 현대·기아차·제네시스뿐 아니라 다른 완성차 브랜드 고객도 이용하도록 개방해 운영한다. 충전요금은 환경부가 전국에 운영 중인 충전요금과 비슷한 수준에서 책정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1차 사업을 시작으로 2년 단위로 초급속 충전소 구축사업을 진행하며, 지금의 전기차 충전속도 성능 등을 고려하면서 충전설비를 고도화시켜 나갈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하이차저는 현대·기아차뿐 아니라 다른 브랜드 전기차 이용자도 사용하도록 개방해 운영할 계획이다”며 “앞으로도 현대차 고객들을 위한 전기차 충전 설비 보급은 물론, 충전 서비스 품질 확대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초급속 충전기는 1시간 동안 350㎾의 전기를 충전할 수 있는 설비다. 단 5분 충전만으로 약 30㎾의 전기를 충전하는데 이 전기로 200㎞이상 주행이 가능하다.

충전기는 차량 여러 대를 동시에 충전시킬 수 있는 파워뱅크 방식으로 제작된다. 충전 전원 모듈을 내장한 파워뱅크는 충전소 지하 바닥이나 다른 장소에 설치하고, 충전기만 외부에 노출시킨 형태다.


현대차그룹은 '하이차저' 전용 앱을 통해 출발지와 목적지 경로에서 전기차 충전소를 추천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현대차 고객에겐 충전 예약 및 결제, 충전 중 차량 진단 등 특화 서비스도 할 예정이다. 또 빅데이터 분석, 이용 고객 반응 등을 활용해 '하이차저' 충전소를 전국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