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자동차 산업이 위기에 빠지자 완성차에 이어 가장 큰 연쇄 타격을 받은 곳은 타이어 회사다. 한국·금호·넥센 등 국내 타이어 빅3도 연달아 셧다운을 선언하며 공장을 멈춰 세웠다.

타이어업계 경영 위기 상황에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를 두고 많은 말이 나돌고 있다. 오너를 둘러싼 재판에 상호를 두고 벌어진 소송까지 악성 이슈가 계속 터지고 있기 때문이다. 생존을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할 회사가 재판과 소송으로 힘을 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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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금산공장 전경.

첫 번째 이슈는 조현범 한국타이어 대표의 뒷돈 수수다. 조 대표는 하청업체로부터 납품 대가로 수억원의 뒷돈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지난달 17일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조 대표는 하청업체에서 납품 대가로 매달 수백만원 등 모두 6억여원을 챙겼고, 계열사 자금 2억여원을 정기적으로 빼돌린 혐의로 지난해 12월 구속됐다. 함께 기소된 형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친누나에게 1억여원의 허위 급여를 지급한 혐의다.

두 번째 이슈는 다윗과 골리앗 싸움에 비유되는 상호 소송이다. 최근 법원은 옛 한국타이어그룹이 지난해 변경한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상호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판결했다. 같은 상호를 쓰는 중소기업이 시장에 존재했다는 것을 알고도 도용했다는 도덕성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5월 한국타이어그룹이 한국테크놀로지그룹으로 상호를 바꾸자 2012년부터 이미 같은 상호를 쓴 코스닥 상장사 한국테크놀로지가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패소로 회사는 명함부터 다시 바꿔야 할 판이다. 시간이나 금전상 막대한 손실이다.

기업 활동의 근간인 윤리경영에 구멍이 나면서 오랜 기간 '한국(Hankook)'이라는 브랜드로 대한민국을 대표한 타이어 제조사의 신뢰도에 흠집이 생겼다. 위기 극복을 위한 비상 경영 대책 수립이 절실한 시점이어서 더욱더 아쉽다.

'윤리경영에 대한 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부정부패와 비리 발생으로 기업 경쟁력 기반이 흔들릴 수 있고, 기업 쇠퇴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한국타이어 홈페이지 윤리경영 카테고리에 있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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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