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3주년 맞아 업계 의견 취합
코로나 이후 산업구조 재편 대비
디지털 기반 신산업 육성 강조
노동정책 속도조절 중요 과제로
경제·산업계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남은 임기 2년 동안 '디지털 경제' 활성화에 매진할 것을 주문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글로벌 산업구조 재편에 대비해 우리의 강점인 정보통신기술(ICT)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강력한 규제 개혁을 이어 갈 것도 당부했다.
전자신문이 10일 문재인 대통령 취임 3주년을 맞아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벤처기업협회 등 주요 경제 단체와 업계 의견을 취합한 결과 문재인 정부 남은 2년의 핵심 과제는 '디지털 경제'로 모였다.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해 디지털 기반 신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요청이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우리나라가 '추격자'에서 디지털 중심의 '선도자'로 나서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봤다.
대한상의는 빅데이터·AI 기반으로 미래산업 경쟁력을 확보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일자리 창출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데이터3법을 보완하고 데이터 산업과 관광·뷰티 등 융·복합을 통해 새 먹거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벤처기업협회는 코로나19 이후 AI와 디지털 가속화 등 '미래산업의 원유'로 데이터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면서 데이터 경제 활성화 정책 적극 추진을 희망했다. 이를 위해 신·구 산업 간 사회 갈등 해소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급부상한 '비대면(언택트)' 산업 육성을 위해 ICT를 핵심 축으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다. 무역협회는 언택트 수요 증가로 전자상거래, 원격의료 등 서비스 산업이 중요해졌다면서 원격의료를 전면 허용해야 우리의 앞선 ICT 역량과 결합해 의료기기 및 진료 서비스 발전을 이뤄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산업 경쟁력 제고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한 규제 개혁, 제도 개선 요구도 높았다. 최저임금 인상과 주52시간 근로 등 문재인 정부 들어 추진된 노동정책에 대한 속도 조절이 중요한 과제로 꼽혔다.
중기중앙회는 과도한 노동 규제와 화평법·화관법(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 화학물질관리법) 등 환경 규제 강화로 중소기업의 활력이 떨어지고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가중됐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내년도 최저임금은 기업의 지불 능력을 감안해 결정하는 한편 탄력근로제 확대 등 보완 입법을 제정하고, 과도한 환경 규제는 현실을 고려해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경련도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등은 기업에 어려움을 가중시킨다며 속도 조절을 원했다. 개별 기업의 대응만으로는 힘에 부친다며 정부 차원에서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 정책을 펼쳐 줄 것을 바랐다.
중견련은 코로나19 이후 붕괴된 글로벌밸류체인(GVC)의 고부가가치 부문을 선점하기 위해 정부가 기업가정신을 재점화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연구개발(R&D), 세제, 금융 등 부문에서의 중견기업 특화 시스템 구축도 요구했다.
청와대도 '국민이 체감하는 경제 활성화'라는 국정 후반기 목표 달성 수단으로 최근 디지털 기반 '한국판 뉴딜'을 준비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5일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글로벌 경제 구조가 전면 재편될 것”이라면서 “디지털 기반 신산업 육성과 함께 일자리를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민간과 함께 고민하고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공동취재 권건호·변상근·성현희기자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