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판문점선언 2주년 추진 기념식
남강릉~제진 110.9㎞…내년 말 착공
남북 교류땐 기차로 유라시아 대륙행
생산유발효과 4.7조 경제 시너지 효과
한반도 허리 '동해선'의 유일한 단절구간인 '남강릉~제진' 구간 복원이 53년 만에 추진된다. 남북 교류가 시작되면 기차로 부산에서 두만강을 지나 시베리아 횡단철도(TSR)를 거쳐 유라시아까지 달릴 수 있다. 정부는 연말까지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내년 말 착공할 수 있도록 사업 속도를 높인다.
국토교통부와 통일부는 27일 '판문점선언' 2주년을 계기로 강원도 고성군 제진역에서 '동해북부선 추진 기념식'을 개최했다.
동해북부선은 강릉에서 제진역을 잇는 종단철도로 1967년 노선이 폐지된 후 현재까지 단절된 상태였다. 정부는 기념식을 계기로 53년 만에 복원 사업을 추진한다. 동해북부선은 부산부터 강릉을 거쳐 금강산과 두만강까지 연결되는 남북 철도의 중간 허리에 해당한다.
동해북부선에서 군사분계선부터 북쪽 방향으로 금강산까지 이르는 18.2㎞는 2004년에, 군사분계선부터 남쪽 방향으로 제진까지 6.6㎞는 2005년에 복원됐다. 남강릉부터 제진까지 이어지면 삼척~안변에 이르는 동해북부선이 연결된다.
부산과 포항에서 출발하는 동해남부선과 동해중부선도 건설 중이다. 이들 구간까지 완공되면 부산에서부터 금강산~라진~두만강에 이르는 한반도의 허리 '동해선' 철도가 완전히 연결된다. 미래에는 두만강에서 TSR와 연결하는 그림까지 가능하다.
동해북부선 강릉~제진 철도건설사업은 우리나라 영역 내지만 이런 점에서 남북협력사업으로 인정됐다. 이달 23일 제313차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에서 남북협력사업으로 인정돼 24일 예비타당성조사가 면제됐다.
남강릉역에서 강릉역을 거쳐 제진역까지 총 110.9km를 잇는 구간으로 단선 전철로 건설된다. 총 사업비는 약 2조8520억원이다. 향후 적정성 검토와 기본계획 수립을 통해 종합적으로 사업 규모를 확정한 후 추진된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강릉역에서 제진역까지 불과 100㎞ 구간만 다시 이으면 동해선 전구간, 즉 부산에서 두만강까지 한반도에서 가장 긴 철도구간이 완성된다. 비로소 한반도의 척추가 이어져 곧게 서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해북부선 복원은 지역 경제 활성화 의미도 갖는다. 종축으로는 부산-포항-동해 전철화사업, 횡축으로는 원주-강릉선, 춘천-속초선과 연결해 환동해 및 강원권 통합철도망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다. 부산부터 제진에 이르는 동해안 인접지역 주민의 교통편의와 함께 지역경제 활성화를 통해 국가균형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강원연구원은 동해북부선이 생산유발효과 4조 7426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1조9188억원, 고용유발효과 3만8910명을 가져올 것이라고 추정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동해북부선 건설은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한반도 뉴딜' 사업”이라면서 “환동해 경제권이 완성되어 대륙과 해양을 잇는 동해안 시대를 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기념식에는 김현미, 김연철 장관과 최문순 강원도지사, 권성동 의원, 이양수 의원, 지역주민, 철도관련 건설·운영·유지관리·연구 기관장 등이 참석했다.
주민대표 2명은 강릉~제진~원산을 거쳐 베를린으로 가는 열차 티켓을 기념으로 받았다.
베를린행 티켓을 받은 김은지 고성군 대진고 학생은 “철도를 연결하게 되면 통일할 수 있을 것 같고 남북 관계가 더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