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주내 예산집행 지침 마련
3조3000억 규모 유동성 공급 방안
업체 도산에 따른 조달 차질 우려
"위기 기업 지원 취지 살려야" 맞서

기획재정부가 지난주 발표한 '선결제·선구매제도' 시행을 두고 '옥석 가리기' 논란이 불거졌다. 예산집행 업체의 도산에 따른 조달 차질 우려와 당초 경영위기 상황의 기업을 돕겠다는 제도 취지를 살리는게 우선이라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 제도를 직접 제안했던 홍남기 부총리의 “회수 가능성을 고려해 업체를 선정하도록 예산집행 지침에 내용을 반영하겠다”는 발언이 논란을 키웠다.
1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업체 지원을 위한 '선결제·선구매제도' 예산집행 지침을 이번주 내로 구체화한다.
정부가 지난주 개최한 비상경제회의에서 공공부문에서 확정한 3조3000억원 규모 선결제·선구매를 통한 외식·항공업계 등의 유동성 공급 방안에 따른 후속 조치다.
이번 선결제·선구매 정책 아이디어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직접 제안했다.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업계를 위한 구제책의 일환이다. 공공업무용 차량 하반기 수요분 1600여대를 500억원을 들여 선구매하는 등 예산을 앞당겨 집행하는 게 핵심이다.
그러나 정책 발표에 지원대상이나 일정, 사후관리 방식 등이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업체 도산 등으로 정부가 미리 구매한 물품을 납품받을 수 없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도산 우려에 대해 “정부는 회수 가능성을 고려해 업체를 선정하도록 예산집행 지침에 내용을 반영하고자 한다”고 답했다.
'옥석 가리기' 논란 계기가 된 발언이다.
만일 이번 예산집행 지침에서 정부가 도산 위기 업체를 옥석가리기 할 경우 '구제책'이라는 본연의 취지에 어긋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 것이다. 이번 대책이 도산위기에 처한 업체를 돕는 것인데, 정부가 회수를 우려해 업체를 구분해서는 '긴급구제책'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제기된 것이다.
정부가 이번주 내 발표할 예산집행 지침에는 논란에 대한 보완책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대책에도 선지급 뒤 업체가 도산해 회수를 못하는 경우에 대한 명확한 해법을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현행 국가채권관리법령에 따라 만일 기업이 계약을 불이행하거나, 업체가 선결제를 악용해 도산하는 경우 회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선결제·선구매 계약에 의한 채권을 주무부처가 소유하더라도, 사실상 기업이 파산했을 경우에는 계약물품을 조달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기재부 관계자는 “정부는 편성지침에 회수가능성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아울러 부작용이 있다고 하더라도, 자금공급에 있어 외면받는 기업에 공공이 나서 도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옥석가리기 논란뿐 아니라 제도의 효과 자체에 대한 의문까지 제기되고 있다.
국내와 달리 대외적으로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돼 미국 등 주요국의 경제침체가 이어지면 사실상 국내 기업들의 어려움이 지속될 경우 선결제 효과가 미미할 것이란 지적이다.
조동근 명지대 교수는 “이 같은 대책이 자금이 부족한 기업에는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경영상 구조조정이 필요한 기업에는 공공분야의 자금공급이 크지 않아 (구조조정) 시점만 연기시키는 역할에 불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유재희기자 ryuj@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