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는 결국 사람' 좌우명…2009년 한국소프트웨어인재개발원 설립
인재 양성 공로 'SW 산업발전 유공자' 대통령 표창 수상
"최신 트렌드 반영…SW미래 키우는 사관학교 역할 다할 터"
“장사는 이문을 남기는 게 아니라 사람을 남기는 것이다.(商卽人)”
최인호의 장편소설 '상도(商道)'에서 거상 임상옥이 남긴 말이다. 그의 상도정신(商道精神)은 경영의 본질이 바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이를 통해 세상을 움직이게 한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SW는 사람'이라는 좌우명으로 인재경영을 강조하는 정철영 한국소프트웨어인재개발원(KSMO) 대표.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정철영 대표의 경영철학은 임상옥의 상즉인(商卽人) 정신과 닿아있다. 지난 33년간 SW 전문가로 활동하며, 인재 양성은 물론이고 청년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정철영 한국소프트웨어인재개발원 대표를 만났다.
◇ "SW는 결국 사람…후학 양성에 인생 걸었죠"
“우리나라 IT산업은 인터넷과 모바일의 급속한 발전에 힘입어 4차산업 혁명으로의 진입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새로운 기술 트렌드와 패러다임 속에서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할 기술인재 양성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습니다.”
정철영 대표의 소신은 명쾌하다.
“제가 한국소프트웨어인재개발원을 설립한 것은 SW업계에 종사하면서 ‘SW는 결국 사람이다’라는 결론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SW 전문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현재 산업 지형에서 가장 시급한 일이자 산업발전의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정 대표의 말처럼 한국소프트웨어인재개발원은 무엇보다 현장에서 꼭 필요한 전문 인재를 길러내는 교육기관으로 명성을 날리고 있다. 2009년 8월에 설립해 2015년 9월 과기정통부(옛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SW전문인력양성기관으로 지정 받았다. 2018년 10월에는 고용노동부로부터 우수훈련기관 인증을 받은 SW전문 우수교육기관이다. 한국소프트웨어인재개발원 효율성은 SW개발인력을 연간 350명을 양성하며 ‘모집률 100%, 수료율 93%, 취업률 89.8%(노동부 HRD넷, 2019년 기준)’을 달성하는 성과로 나타났다. 지난 해 8월 정 대표는 이러한 경영성과를 분석해 'SW실업자 직업훈련이 청년취업에 미치는 효과에 관한 연구'로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특히 한국소프트웨어인재개발원이 수강생들의 호응을 얻는 것은 기업 현장의 요구를 정확히 반영한다는 점이다. 실무 위주 교육교재 작성과 4차산업혁명 관련 핵심기술 분야인 빅데이터,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및 딥러닝 기술 분야 교육커리큘럼 개발 및 교육으로 SW전문인력을 양성해 중소 및 중견 SW기업에 연결하는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지난 2016년에는 산업인력공단 K무브(K-MOVE) 사업에 선정되어 일본 해외취업 연수과정도 운영하고 있다.
◇ 2009년 한국소프트웨어인재개발원 설립…사업가에서 교육자로
2009년 설립한 한국소프트웨어인재개발원은 이제 전환점을 맞고 있다. 정 대표는 지난 해 9월 10주년 기념식을 열고 '2025 비전'을 선포했다. 2025년까지 전국에서 연간 2000여 명의 SW인재를 양성한다는 계획을 담았다.
"IT산업의 경쟁력 핵심은 SW기술력 입니다. SW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미래 지향적인 아이템을 찾아 투자하고 우수 개발자를 많이 양성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약 20만 명의 SW기술 인력이 부족합니다.”
한국소프트웨어인재개발원은 교육의 질을 높이는 한편 구직자는 취업이 힘들고, 기업은 인력 확보가 어려운 미스 매칭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국소프트웨어인재개발원은 우선 취업전략 설명회를 통해 훈련생이 취업에 대해 궁금하게 생각하는 사항들을 꼼꼼히 코칭한다. 취업전략 설명회는 기업 동향에서 이력서 작성까지 취업 준비에 필요한 모든 것과 교육기관 취업시스템을 설명해줌으로써 준비된 인재로 취업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구직자와 기업 모두에게 호평을 받고 있는 것은 프로젝트 발표회와 취업매칭데이. 프로젝트 발표회는 훈련생들이 수료하기 전에 관련 기업을 초청해 실무기술 능력을 보여주고 기업 평가를 통해 자연스럽게 취업으로 이어지도록 한다. 우수 IT기업을 교육센터에 초청해 현장에서 면접을 진행하는 취업매칭데이는 수료생 전원이 실제 면접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훈련생들의 만족도가 높다. 또한 기업도 훈련생들의 실력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어 취업매칭데이행사를 선호한다고.
"한국소프트웨어인재개발원을 대한민국 최고의 SW인재사관학교로 키울 계획입니다. SW업계 인력난을 해소하고, 프로그램 개발자들이 즐겁고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정철영 대표의 이런 진심은 통했다. IT 인재를 양성하고 청년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2019년 소프트웨어 산업인의 날' 기념식에서 소프트웨어산업발전 유공자로 선정,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매년 SW 산업인의 위상과 사기를 고취하는 한편 SW산업 활성화를 위해 유공자를 포상한다.
◇ 정 대표를 달리게 한 원동력은 소통과 정(情)
시간을 1980년대 중반으로 돌려보자. 당시는 국내 SW산업이 태동하던 시기다.
"1986년 전역 후 해태그룹 공채 4기로 입사한 후 1년 뒤 SW산업의 전반적인 흐름과 방향을 읽고 배울 수 있다고 판단해 국내 최초로 SW산업협회를 만드는 일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정 대표는 SW산업협회에서 관련 법과 제도, 조사연구, 연구개발, 지원방법까지 모든 것을 새로 기획했다. 정부와 SW산업협회가 한 몸이 되어 불모지 같았던 SW산업에 초석을 세운 것이다. 열정 가득한 30대 초반의 정 대표는 SW병역특례 제도, SW개발 촉진법 등 법·제도 개선 및 조사 연구에 이어 한국SW지원센터, SW공제조합 설립에도 기여했다.
이후 정 대표는 2000년 디지털원(주)을 설립해 기업의 IT체계를 지원하고, 한국소프트웨어인재개발원을 통해 SW인력을 공급하는 양수겸장의 역할을 수행한다.
그럼 국내 SW산업의 전방위 퍼스트 무버인 정 대표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상선약수(上善若水)를 떠올리게 하는 정 대표의 좌우명에서 찾을 수 있다.
“눈물겨운 체험기를 많이 듣습니다. 연극 보조 일을 했으나 여기 와서 6개월 교육훈련을 통해 블록체인 업체에 입사해 신입 연봉 3천만원 이상을 받고 안정적인 SW 기술자가 되어 행복하다고 인사하는 경우도 있지요. 이런 사례를 접할 때마다 무한한 사명감과 열정, 보람을 느낍니다. 무엇보다 직원들의 자부심과 열정도 대단하죠. 2시간 더 교육장을 연장 개방하여 밤 11시 전에는 불이 꺼지지 않는 곳이 한국소프트웨어인재개발원입니다. 우수한 강사진, 사명감이 투철한 교 · 직원들이 정성을 들인 덕분에 이만큼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정 대표는 한국소프트웨어인재개발원의 성장 비결을 헌신적인 사명감으로 똘똘 뭉친 교직원들에게 돌린다.
'정이 넘치는 사람, 정이 흐르는 사람'이 되고자 노력해 왔다는 정 대표는 정(情)은 물의 속성을 지녔다고 말한다. 정 대표는 가급적이면 상대에게 먼저 온정을 베푸는 사람이다. 정 대표의 편안한 미소와 진솔한 모습은 상대의 마음을 열기에 충분하다. 따뜻한 마음이 두드러지는 정 대표에게 봉사는 일상의 연장이다. 정 대표는 1992년부터 무려 27년간 구세군 자선냄비 자원봉사단에서 헌신하고 있다.
10년째 G밸리 CEO 합창단 ‘G하모니’ 테너로 활약하고 있는 정철영 대표이사는 합창으로 스트레스를 날려 버린다. G하모니 합창단은 서울디지털산업단지에 근무하는 중소기업 CEO들로 구성된 아마추어 합창단으로 단원이 60여 명이며 정 대표는 올 1월에 5대 단장으로 취임했다. 6월에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서 G하모니 창단 10주년 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다.
"SW가 좋고 사람이 좋아 물 흐르듯 여기까지 왔습니다. SW 산업인의 날을 맞아 대통령 표창이라는 영예로운 상을 받아 영광스럽습니다." 정 대표는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4차 산업혁명 선도인력 양성 사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강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대표는 "한국소프트웨어인재개발원은 앞으로도 다양한 커리큘럼을 개발해 SW인을 길러내는 사관학교로서 역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 정철영 대표 주요 경력
2020.01. 한국SW산업협회 SW융합협의회 5대 회장 취임
2019.12. 대통령표창 수상
2019.08. 경영학박사 취득
2011.05. 지식산업부 장관상 수상
2009.08. 한국소프트웨어인재개발원(KOSMO) 설립, 現 대표원장
2000.11. 디지털원(주) 설립, 現 대표이사
1998.01.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재단법인) 서울센터 소장
1997.12. 정보통신부 장관상
1986.06. 해태제과 입사
1984.02. 숭실대학교 전산과 졸업
■ 한국소프트웨어인재개발원에 있는 4가지는?
1. ‘취업 깡패’ 입소문
G밸리에는 1만 2천개 기업이 상주해 있고, 그중 7천 개 정도가 IT업체다. 고용노동부와 ‘G밸리 청년 IT매칭 데이’를 개최하며 수백 개의 IT기업 DB를 확보해 1 :1 취업 매칭을 진행하고 있다. 수료 후 2주일이 지나면 70~80%의 채용이 확정된다. ‘입품(강사 열정)+손품(매니저 관리)+발품(취업 담당자 노력)’ 등 3품이 어우러진 결과다.
2. 최신 기술 트렌드
기초 분야는 물론이고 최신 기술을 교과목에 반영시켜서 교육생을 지도한다. 기업 전문가로 구성된 운영의원회를 통해 8대 성장 분야 중 빅데이터, AI,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 같은 최신 기술을 교육 교재와 커리큘럼에 반영 중이다. 특히 글로벌 RPA 기업인 유아이패스와 협업을 통해 4월부터 관련 인력 양성에 나설 계획이다.
3. 현장에 강한 강사진과 자율학습
강의 뿐만 아니라 실무 경험이 풍부한 강사진이 포진해 강의 퀄리티를 높이고 있다. 우수 강사들이 선호하는 교육기관으로도 유명하다. 맞춤 교육으로 취업까지 연계해 구직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수업 이후 저녁 및 주말에도 강의실을 개방해 자율학습을 지원하고 있다. 평일엔 저녁 11시까지 개방하며 주말에도 강의실을 열어 훈련생의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출석률이 높은 학생을 선정해 수료식 때 ‘출근 가방’을 지급하는 등 훈훈한 분위기로 만족도가 높다.
4. 깐깐한 관리
매월 반담당 매니저와 직업상담사, 평생교육사를 통해 훈련생에 대한 고충 상담을 실시할 만큼 깐깐한 관리체계가 강점이다. 특히 한국소프트웨어인재개발원은 지난 해 관악고용지원센터 추천으로 취업률 우수훈련기관에 선정되어 사례 발표를 통해 IT우수 취업시스템을 전파하고 있다. 100여개 산업체 컨소시엄을 통해 기업과 교육센터간 상호협력체계가 긴밀하게 구축되어 있다. 따라서 실제 기업에서 적용하는 SW기술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은 기본. 이는 교육생들에게 확실한 경쟁력이다. 일례로 2019년 7월 투비소프트는 소프트웨어인재개발원에 1억5천만 원 상당의 '넥사크로 플랫폼'을 교육용SW로 기증해 힘을 실었다.
김인기 기자 (ik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