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이른바 'TK' 지역은 보수의 심장이다. 박정희·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면서 산업화의 상징적인 곳이다. 그만큼 보수정당 지지세가 견고하다. 미래통합당의 아성에 더불어민주당이 얼마나 균열을 낼 수 있느냐가 관전 포인트다. 민주당은 2004년 이후 16년 만에 TK 25개 전 선거구에 후보를 냈다. 통합당 공천에서 배제돼 무소속으로 출마한 후보들이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시 수성갑…김부겸 vs 주호영
대구시 수성갑은 여야의 TK지역 핵심 승부처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보수 핵심부의 민심을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되기 때문이다. 여야 모두 거물급 주자를 투입했다. 4선인 김부겸 민주당 의원에 맞서 통합당은 수성을에서 4선을 한 주호영 의원을 전략 공천했다. 김 의원을 겨냥한 '자객 공천'으로 풀이된다.
공천 당시 김형오 통합당 공관위원장은 수성갑을 반드시 '탈환'해야할 지역으로 꼽기도 했다. 하지만 김 후보가 대구에서 재선에 성공한다면 여당내 차기 대권주자로서 입지를 공고히 할 수 있다.
김 후보는 1호 공약으로 청년신도시 2조원 프로젝트를 제시했다. 청년 맞춤형 주거 및 창업·일자리 등 조성을 통해 청년이 다시 찾는 대구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주 후보는 수성구 투기과열지구 해제를 우선 정책으로 꼽았다. 침체된 경제를 회복시키려면 투기과열지구 해제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대구 수성을…이상식 vs 이인선 vs 홍준표
대구시 수성을은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의 무소속 출마로 전국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현역인 주호영 의원이 수성갑으로 이동하면서 홍 후보와 여야 신인 정치인 간 3파전으로 진행된다. 민주당은 대구·부산지방경찰청장을 지낸 이상식 후보를, 통합당은 경상북도 경제부지사를 역임한 이인선 후보를 공천했다.
선거판을 흔들 수 있는 변수는 단연 홍 후보다. 보수 표심이 분열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인선 후보가 각을 세우는 이유기도 하다.
홍 후보로선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다. 그는 이번 선거를 통해 대권주자 위상을 회복하길 바라고 있다. 인물론을 내세우면서 반도체 등 첨단산업 유치를 약속했다.
이상식 후보는 정치 세력 교체를 통한 변화 필요성을, 이인선 후보는 산학 연관 업무를 맡아온 실무형 현장 전문가이자 토박이라는 점을 앞세워 맞섰다. 두 후보는 경신중·고 이전, 코로나 폭망 경제 뉴딜을 1호 공약으로 각각 제시했다.
◇경북 구미갑…김철호 vs 구자근
경상북도에서는 구미갑이 격전지로 분류된다. 구미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으로 과거 시장과 국회의원직을 보수정당이 독식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는 현 지역구인 백승주 의원이 공천에서 배제돼 무주공산이 됐다.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예상을 뒤엎고 민주당 후보가 시장에 당선됐다.
민주당이 보수의 아성에서 시장에 이어 국회의원까지 배출할지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은 김철호 지역위원장을, 통합당은 구자근 전 경북도의원을 내세웠다. 우리공화당은 김경희 대변인을 후보로 냈다.
세 후보 모두 경제 활성화를 주요 현안으로 보고 있다.
김철호 후보는 이를 위해 대기업 유치와 2차 공공기관 이전을 경제 해법으로 제시했다. 구 후보는 현 정부의 반 시장주의 정책이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법인세 인하를 통해 투자 활성화, 일자리 창출을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김경희 후보도 법인·사업소득세 대폭 인하, 유류세 환원 등을 약속했다.
강우성기자 kws924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