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황 악화로 작년 대기업 수출 13.5%↓...무역 의존현상 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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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연합뉴스]

작년 한국 전체 수출액이 10.3% 감소하는 동안 대기업에서는 13.5% 줄었다. 반도체 업황 악화 등으로 중견·중소기업보다 대기업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무역의 대기업 의존현상은 다소 완화됐다.

26일 통계청과 관세청이 발표한 '2019년 기업특성별 무역통계(잠정)' 자료를 보면 작년 한국 전체 수출액이 10.3% 감소하는 동안 대기업에서는 13.5% 줄었다. 반면 중견기업은 4.6%, 중소기업은 3.3% 각각 감소하는 데 그쳤다. 전체 수출액 감소를 대기업이 주도한 것이다.

특히 반도체가 중심인 작년 자본재 수출은 대기업에서 18.3% 감소했고, 중견기업에서 2.6%, 중소기업에서 3.4% 각각 줄었다

산업별 수출액을 보면 대기업은 광·제조업(-13.1%)과 도·소매업(-18.7%)에서 감소율이 높았다. 중견기업은 광·제조업(-4.8%), 중소기업은 도·소매업(-4.4%)에서 크게 줄었다.

대기업의 수출을 국가별로 보면 전기전자 분야를 중심으로 중국에서 20.5% 줄며 감소율이 컸다. 수출액은 923억 달러로 1000억 달러 아래로 내려왔다.

다만 미국 수출은 자동차 등 운송장비에서 늘어나며 1.9% 증가했다.

이처럼 대기업 수출이 중소·중견기업보다 더 부진해지면서 수출의 대기업 의존도는 낮아졌다.

지난해 전체 수출 기업 수의 불과 0.8%(800여개)인 대기업의 수출액은 3476억 달러로 전체 수출액(5412억 달러)의 64.2%를 차지했다.

대기업의 수출 비중은 2016년 64.2%, 2017년 66.3%, 2018년 66.6%로 늘어나다가 작년 2.4%포인트(P) 줄었다.

무역집중도(액수 기준 상위 기업의 무역 비중) 역시 완화했다.

작년 상위 10대 기업의 수출 무역집중도는 34.6%로 전년보다 3.3%포인트(P) 줄었다. 상위 100대 기업의 집중도도 2.5%포인트(P) 내린 63.9%를 나타냈다. 이는 2010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수입도 수출과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전체 수입 기업의 0.6%(1100여개)인 대기업의 수입액은 2977억달러로 전체 수입액(4955억 달러)의 60.1%를 차지했다.

상위 10대 기업의 수입 무역집중도는 30.1%로 전년보다 1.1%포인트(P) 줄었고, 상위 100대 기업으로 범위를 넓히면 54.4%로 1.8%포인트(P) 낮아졌다.

작년 한국 전체 수입액은 전년보다 6.4% 줄었지만, 대기업은 7.8% 줄어 더 큰 감소율을 나타냈다. 중견기업은 변동이 없었고 중소기업은 6.8% 줄었다.

수입액은 유가 하락 등에 따라 원자재를 중심으로 나타났다.

원자재 수입은 대기업에서 10.1% 감소할 동안 중견기업에서 8.4%, 중소기업에서 6.2% 각각 줄었다.

산업별 수입액은 광·제조업을 중심으로 줄었다. 감소율은 대기업(-7.3%), 중견기업(-4.6%), 중소기업(-7.5%) 등이었다.

국가별 수입액은 대기업에서 일본(-16.8%) 감소율이 높은 편이었다. 작년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 규제와 그에 따른 일본 불매 운동도 일부 영향일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유재희기자 ryu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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