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3일부터 TV, 세탁기, 진공청소기를 포함한 최고효율 등급 가전제품을 구입할 경우, 개인당 30만원 한도 내에서 구매비용 10%를 환급받는다. 정부는 지난해보다 관련 예산·품목 등을 확대, 코로나19로 침체된 내수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에너지 절감 효과를 유도할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오는 23일부터 12월 31일까지 전국민을 대상으로 '으뜸효율 가전제품 구매비용 환급사업'을 실시한다고 18일 밝혔다.
코로나19 위기 타개를 위한 산업부 추가경정예산 2850억원이 지난 1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데 따른 후속 조치다.
산업부 관계자는 “재원이 조기에 소진되면 올해 사업은 자동 종료된다”면서 “환급금 정산·입금은 다음달 10일부터 내년 2월 15일까지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산업부는 지난해 11월 전기밥솥·공기청정기·김치냉장고·제습기·에어컨·냉온수기·냉장고 등 7개 품목을 대상으로 환급사업을 실시했다. 20만원 한도 내에서 구매비용 10%를 돌려주는 방식이었다. 총 21만866건에 대한 환급이 이뤄졌으며, 259억3771만원이 쓰였다. 1인당 평균 12만3000원을 환급받았다.
올해 환급사업 예산은 지난해보다 약 5배 늘어난 1500억으로 확대하고, 대상 품목은 지난해 7개 품목에 △세탁기(1~2등급, 드럼세탁기는 1등급) △진공청소기(1~3등급) △TV(1등급) 등을 추가한 10개 품목으로 확정했다. 개인당 환급액 한도는 지난해보다 10만원 늘어난 30만원으로 책정했다. 300만원짜리 에너지효율 1등급 TV를 270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침체된 가전 업계는 환급사업 예산·품목 확대를 환영했다.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본격 확산된 이후 매출은 이전보다 20~30% 이상 내려앉았다. 오프라인 매장 방문객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절반가량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내수시장이 침체된 것은 물론, 현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 지 가늠하기 어려워 사업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가전 유통업체 관계자는 “메르스와 사스는 물론 리먼 사태 때도 이 정도 매출하락은 없었다”면서 “창사 이래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비상상황”이라고 말했다.
가전 제조사 관계자는 “TV는 냉장고에 이어 매출 규모와 매출 수량이 많은 품목”이라며 “세탁기와 청소기도 판매량 10위권 안에 드는 주요 핵심 가전 품목으로 매출 상승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산업부도 환급사업 예산·품목 확대가 코로나19로 침체된 내수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 진작은 대기업을 비롯해 중소·중견 가전업체, 협력사 등 매출에도 긍정 영향을 줄 거란 기대다.
산업부 관계자는 “가전 업체들은 코로나19로 소비자 외출 횟수가 줄고 실내 공간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온라인 판매와 환급사업을 연계한 마케팅을 다각도로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또 고효율 가전 보급 확대로 연간 약 60GWh 에너지 절감(4인 가구 기준 약 1만6000가구의 1년 전력 사용량)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부는 또 코로나19로 심각한 경영애로를 겪고 있는 특별재난지역 소상상공인 경영부담 완화를 위해 전기요금을 긴급 지원하기로 확정하고, 예산 730억원을 편성했다. 이에 따라 대구, 경북 경산·봉화·청도지역 소상공인은 6개월치(4~9월 사용분) 전기요금 50%를 감면받는다.
대구, 경북 지역산업 경쟁력 제고 및 지역기업 밀착 지원을 위한 '지역활력 프로젝트' 예산은 지난해보다 120억원 늘렸다. 또 코로나19 사태로 수출계약 파기·대금결제 지연 등 애로를 겪고 있는 수출 중소·중견기업 긴급 유동성 지원을 위해 예산 500억원을 추가 투입하기로 했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