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준법위 "이 부회장, 승계 문제 직접 사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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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형 삼성 준법감시위원장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11일 삼성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일어난 준법의무 위반에 대해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라고 요구했다. 준법위는 무노조 경영 폐기도 권고하고, 30일 내 답변을 요구했다. 이에 맞춰 이 부회장의 대국민 메시지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삼성 준법위는 이날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SDS,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화재 7개 관계사에 권고문을 송부하고 30일 이내 회신을 요구했다.

권고문은 지난 5일 개최한 준법위 3차 회의에서 삼성이 경영권 승계, 노조, 시민사회 소통 3대 의제에 대해 전향적 변화를 요구하는 권고안을 전달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준법위는 경영권 승계와 관련된 불법 행위에 대해 이 부회장 반성과 사과, 재발방지 약속을 요구했다. 또 일반주주 이익과 지배주주 이익을 동일하게 존중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준법위는 “삼성그룹의 과거 불미스러운 일들이 대체로 경영권 승계와 관련이 있다”면서 “향후 경영권 행사 및 승계 관련 준법의무 위반이 발생하지 않을 것임을 이 부회장이 국민들에게 공표해야 한다”고 했다.

삼성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삼성물산 회사 가치를 떨어드리고, 이를 정당화하기 위해 제일모직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까지 벌이는 방식으로 경영권 승계를 도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준법위는 노동 관련 준법의무 위반이 삼성 기업가치에 커다란 손실을 입힐 수 있다면서 이른바 '무노조 경영' 방침 폐기도 촉구했다.

준법위는 “삼성이 노동 관계 준법의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점을 반성 및 사과하고, 재발방지 방안을 충분한 노사 간 소통으로 만들어 나갈 것을 약속해야 한다”면서 “삼성 사업장에서 무노조 경영 방침이 더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는 선언을 이 부회장이 직접 표명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마지막으로 시민사회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구체 방안과 준법위 활동에 회의적 시각을 불식시킬 수 있는 조치를 마련해 달라고 이 부회장과 삼성 관계사에 요구했다.

준법위는 “이번 권고안은 준법감시 분야에 성역을 두지 않겠다는 다짐의 결과물”이라면서 “삼성과의 사전 협의나 총수 재판 일정과 전혀 무관하다”고 밝혔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대국민 메시지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 7개 관계사가 이사회 의결까지 거치면서 법적 지위를 인정한 준법위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달 28일에는 준법위 권고를 받아들여 2013년 5월 당시 미래전략실이 임직원의 시민단체 기부 명세를 무단 열람한 데 대해 사과했다. 다만 이미 삼성 내부에서 설립 작업이 진행 중인 노조 문제와 달리 경영권 승계 문제는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어서 고민이 깊어질 가능성도 있다.

삼성 관계자는 “준법위 권고안을 충실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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