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독자 IC카드 개발사업…'유비벨록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해외 카드사 로열티 지급 족쇄 벗어
내년 2월 목표로 KLSC 적용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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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독자 집적회로(IC) 카드 규격 사업을 진행할 우선협상대상자로 유비벨록스가 선정됐다. 이르면 이달 중 9개 카드사, 여신금융협회는 유비벨록스와 본계약을 체결하고 한국형 IC카드 개발에 착수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 독자 IC카드 표준 제정 사업인 'KLSC'(코리아로컬스마트카드) 프로젝트 개발사로 유비벨록스가 최종 선정됐다.

이보다 앞서 국내 신용카드업계는 해외 카드사 규격 종속을 막고 국내 카드사 혼용이 가능한 독자 IC카드 규격 제정에 합의했다. 신한, KB국민, 현대, 삼성, 롯데, 비씨, 하나, NH농협, 우리 등 9개 신용카드사가 참여한다. 한국 독자 표준이 제정되면 해외 브랜드 카드사에 막대한 로열티를 주지 않아도 된다.

유비벨록스는 독자 IC 표준 설계 작업에 착수, 내년 2월을 목표로 국내 신용카드 인프라를 모두 KLSC에 적용하는 사업을 주도하게 된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곧 본계약을 체결해 기술 개발 작업이 추진될 것”이라면서 “별도 개발 용역 작업도 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발사 선정에 따라 한국 독자 IC표준 제정은 급물살을 타게 됐다. 카드업계는 KLSC 전환이 완료되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크로스보더 결제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지불결제 시장에서 최근 간편결제 사용이 증가하면서 전통 카드사도 디지털 결제 규격 제정이 현안 과제로 떠올랐다. 이번 표준 제정도 디지털 결제 환경에서 카드사 영향력을 극대화하고 중장기로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브랜드 카드사와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술로 분석된다.

한 카드사 고위 관계자는 “카드사 주도 오프라인 지급결제 시장에서 모든 카드를 하나의 지갑으로 묶어 통합 기능을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움직임은 해외 의존도를 줄이면서 불황을 타개하려는 국내 카드사들의 자구책으로 풀이된다.

최근 해외 카드 브랜드사는 자체 표준인 EMV 규격을 적용, 한국 카드사에 막대한 돈을 받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근거리무선통신(NFC)을 포함한 모바일 지불결제 규격을 EMV에 포함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그럴 경우 국내 카드사는 모바일 기반 결제는 물론 IC카드 결제 이용 로열티를 내야 한다.

IC칩 비용 문제도 논란이다. EMV 규격을 준용한 IC칩은 개당 800원 선이다. 여기에 후불교통카드 기능을 탑재하면 1600원, 비자웨이브 등 모바일 결제 규격까지 탑재할 경우 2400원으로 오른다. 국내 카드사로선 엄청난 수수료를 내고 칩을 자사 카드에 심어야 할 상황이다. 이용 로열티는 물론 칩 가격까지 상승, 가뜩이나 업황이 좋지 않은 카드사로서는 독자 규격을 만들어 외산 종속을 막아내는 게 기업 생존 여부를 결정하는 선결 과제인 것이다.

게다가 간편결제 등 모바일 결제가 크게 늘면서 국제 카드 브랜드사는 디지털 결제 시장까지 자사 표준을 의무화하겠다며 압박하고 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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