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16시간 마라톤 회의에도 수출규제 입장차 못 좁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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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현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정책관은 지난 10일 오전 10시부터 11일 오전 1시 50분까지 정부서울청사 별관 외교부 종합상황실에서 이다 요이치(飯田 陽一) 일본 경제산업성 무역관리부장을 비롯한 양국 정부 대표단과 제8차 韓日 수출관리정책대화를 위한 영상회의를 가졌다.

한국과 일본 통상당국이 대(對)한국 수출규제 문제를 놓고 16시간 동안 마라톤 회의를 진행했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코로나19로 입국제한 조치를 주고받는 등 양국 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 수출규제 실마리를 풀긴 어려웠을 것으로 관측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일본 경제산업성과 영상회의 방식으로 개최한 '제8차 한일 수출관리 정책대화'에서 수출관리·민감기술 이전 관제도에 대한 개선 및 이행 결과를 공유하고, 의견을 교환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정책대화는 지난해 12월 16일 일본 도쿄에서 7차 정책대화를 나눈 지 3개월 만에 마련됐다. 이호현 산업부 무역정책관과 이다 요이치 일본 경제산업성 무역관리부장이 수석대표로 참석, 지난 10일 오전 10시부터 익일 오전 1시 50분까지 약 16시간 동안 진행됐다.

양측은 8차 정책대화에서 △재래식 무기 캐치올 관련 대외무역법 개정 △무역안보 조직 신설 및 인력 확충 등 한국의 제도개선을 포함한 수출관리 역량 강화 계획을 긍정 평가했다. 또 양국 수출 관리와 기술 이전 관리가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협력을 강화해나가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수출관리 실효성을 지속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데도 공감했다.

우리측 대표단은 일본이 수출규제 조치를 단행한 지난해 7월 이전으로 원상회복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우리 정부가 원하는 수준의 합의점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양국이 입국자 제한 조치를 주고 받으면서, 수출규제 합의에도 부정 영향을 미쳤을 거란 분석이 나온다.

안덕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양국 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 수출규제 협의가 이뤄지기 어렵다는 건 이미 예측 가능했다”면서 “지난 1년간 양국이 감정적으로 맞대응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서 더 이상 관계가 악화되지 않도록 정책대화 같은 소통채널을 다각도로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교수는 수출규제 문제가 빠른 시일내에 해결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양측은 3개 품목과 화이트리스트, 재래식무기 캐치올, 수출관리 조직 및 인력보강 등 현안 해결에 기여하기 위한 대화와 소통을 지속해 나가기로 합의했다”면서 “제9차 수출관리정책대화는 향후 준비회의를 통해 양국이 합의한 날짜에 한국에서 개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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