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없이 넓은 공간서 수보회의
다중밀집 행사 참석 자제 호소도
문재인 대통령은 마스크 공급 5부제가 시행된 9일 마스크 없이 청와대 경내 회의를 주재하며 “청와대를 비롯한 공직사회부터 면마스크 사용에 솔선수범해 달라”고 주문했다. 국민에게도 마스크 공급에 여유가 생길 때까지 방역 당국이 권장하는 마스크 사용 지침을 따라 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마스크 수급 문제에 대해선) 조금씩 양보하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넓게 이해해서 협조해 주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은 이날부터 시행된 마스크 공급 5부제로 국민 불편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문 대통령을 포함한 수보회의 참석자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다만 회의는 참석자 간 거리 확보를 위해 평소보다 넓은 공간에서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마스크 5부제는 여러모로 불편할 것이다”면서 “1인당 1주 2장이 부족한 사람도 많을 텐데 감염병의 빠른 확산으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게 됨에 따라 불가피하게 취한 조치”라며 양해를 구했다.
5부제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모두에게 공정하게 구입할 기회를 주는 것이지만 아직 공급량이 부족한 데다 방역 현장과 의료진 취약 지대인 대구·경북 지역 등에 우선 공급해 가면서 5부제를 운영해야 하는 고충이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마스크 공급량을 신속하게 늘려 5부제 불편을 해소하겠다며 “국민들도 마스크 공급에 여유가 생길 때까지 방역 당국이 권장하는 마스크 사용 지침을 많이 참고하고 따라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청와대를 비롯한 공직사회에 보건용 마스크가 권장되는 경우를 제외하고 면마스크를 사용하는 등 솔선수범을 강조했다. 이날 청와대는 주요 회의 시 발언자 외 일반 참석자의 마스크 미착용을 허용하는 등 경내 마스크 사용 수칙을 변경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에 대해선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신규 확진자가 지난 2월 28일 916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3월 8일 248명으로 감소한 사실을 언급했다. 이 같은 추세를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적으로 신규 확진자가 늘어나는 상황인데, 우리나라는 감소 추세라면서 “신규 확진자 수를 더 줄이고 안정단계에 들어간다면 한국은 그야말로 코로나19 방역의 모범사례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 대통령은 “끊임없이 불안과 공포를 조장하고 증폭시키는 행동이 일각에서 있었지만, 국민들께서는 흔들리지 않고 방역당국을 중심으로 단합하며 잘 협조했다”면서 “자랑스러운 우리 국민에게 한없는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방역과 관련해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면서 종교 등 다중밀집행사 자제를 호소했다. 문 대통령은 “대구·경북을 비롯해 여러 지역에서 소규모 집단 감염이 산발로 이어지고 있다”며 소규모 집단 감염이 계속된다면 더 큰 집단 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양상을 보면 집단감염 위험성은 요양병원 등 집단시설과 종교행사 등 다중 다수의 밀집지역에서 일어난다”면서 “요양병원 등 집단시설에 대해서는 정부가 지자체와 함께 위험성이 높은 지역부터 전수조사를 하는 등 선제적으로 대응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