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22억 규모 민간 사업자 선정
주민등록증 등 후속 사업 연계성 고려
대·중기 컨소시엄 형태 수주전 전망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신분증(DID) 시장 선점 경쟁의 막이 올랐다. 행정안정부가 추진하는 모바일 전자공무원증 구축사업자 공모를 앞두고 메이저 시스템통합(SI) 기업은 물론 DID 업체가 출사표를 내밀었다. 성장성을 감안한 합종연횡이 예상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행안부는 이르면 이달 말 모바일 공무원증 민간사업자 선정 작업에 나선다. 늦어도 다음 달 초 공모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공무원증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 신원을 증명하는 DID 기술을 채택한 게 특징이다. 위·변조가 어려워 보안성이 높다. 신원증명 방식도 간소화된다. 모바일 공무원증 사업은 22억원 규모다. 겉으로는 과거 메이저 SI 기업이 뛰어든 수백억원대 사업에 비해 작다. 그러나 전자공무원증 시장 선점은 향후 이어지는 후속 신분증 사업과의 호환성 및 연계성을 감안할 때 잠재적 사업 효과 폭발성이 크다.
이 때문에 행안부 모바일 공무원증 공모는 DID업계에서도 화두로 떠올랐다. 향후 행안부 후속 모바일 신분증 사업 수주와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행안부는 2021년 모바일 학생증·청소년증, 2022년 모바일 주민증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두 사업의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이들 사업이 수백억원 수준의 대규모 사업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블록체인 솔루션업계 고위 관계자는 “모바일 공무원증 사업은 후속사업 수주에 디딤돌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후속 사업 성격이 유사하기 때문”이라면서 “향후 사업 규모가 훨씬 크다. 이를 위한 전초전”이라고 진단했다. 모바일 신분증 사업은 지난해 10월 정부가 발표한 '디지털 정부혁신 추진계획'의 일환으로 추진된다. 기존 플라스틱 카드 형태의 신분증을 대체한다. 신분증뿐만 아니라 청소년증, 학생증, 주민등록 등·초본도 스마트폰에 저장해 쓸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이에 따라 사업 수주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DID 솔루션을 다루는 국내 주요 업체가 뛰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DID 시장에서는 삼성SDS, LG CNS, 드림시큐리티, 라온시큐어, 아이콘루프, 코인플러그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단독 입찰보다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컨소시엄 형태의 '연합군'이 꾸려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각사 기술을 동맹체제로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DID 업체들은 사업 지원 여부에 공식 답변을 내놓지는 않았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내부에서 이번 사업의 중요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업계 전반의 시각이 다르지 않다”면서 “국내 주요 기업이 대거 뛰어들 것이다. 컨소시엄을 구성해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행안부 관계자는 “아직 세부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이달 말 공모에 나서는 것이 목표로, 공모를 위한 내부 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