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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로 시중은행들이 예·적금 금리 인하에 나선 가운데 저축은행 금리변화 향방에 이목이 쏠린다. 시중은행 금리가 사실상 제로금리에 접어들면서 0.1%포인트(P)가 아쉬운 서민들 투자처가 마땅치 않다는 이유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시중은행 예·적금 인하에도 저축은행은 당장 금리 인하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 공시를 보면 이날 기준 76개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평균 금리(12개월 기준)는 1.92%다. 정기적금 평균 금리(12개월 기준)는 2.52%다. 예·적금 모두 전월 대비 각각 0.05%P, 0.02%P 감소했지만, 여전히 2% 안팎 박스권을 유지 중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에 대해 퇴직연금 시장을 열어주면서 각 저축은행이 상당한 수신액을 확보, 이미 금리 인하를 단행한 상황”이라면서 “현재 예·적금 금리가 상당히 낮은 수준까지 떨어진 상황으로 현재 금리 인하는 계획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지난해 9월 금융당국이 저축은행 예금상품을 퇴직연금에 편입하면서 각 저축은행 수신액이 크게 늘었다. 실제 페퍼저축은행, SBI저축은행에 이어 최근 OK저축은행까지 퇴직연금 실적 1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말 기준 76개 저축은행 수신액은 64조5800억원으로 전년 말과 비교하면 6조8500억원 껑충 뛰었다. 반면 시중은행이 최근 예·적금 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0%대 금리시대가 점차 확대되는 모양새다.
지난달 KB국민은행이 '국민수퍼정기예금 단위기간금리연동형'(1~6개월) 금리를 연 0.7~1.1%에서 0.6~1%로, 'KB국민UP정기예금' 금리를 연 1.35~1.5%에서 연 1.1~1.3%로 인하했다. 우리은행도 연 0.5~0.95%인 '원(WON) 예금' 금리를 0.5~0.87%, '위비정기예금' 금리를 연 1.4%에서 1.1%로 인하했다. 신한은행도 '신한 주거래 미래설계통장'과 '신한 주거래 S20통장'의 우대금리를 연 최고 1.5%에서 1.25%로 0.25%P 내리기로 했다.
이는 코로나19에 따른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따른 조치다. 경기침체 우려가 점차 커지면서 조만간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제로금리 시대도 점차 확대하고 있다. 시중은행 예·적금 금리가 낮아지면 물가상승률과 이자소득세 등을 고려할 경우 사실상 제로금리에 가까워진다.
저축은행 역시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예·적금 금리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실제 일부 저축은행은 기준금리 인하에 대비해 예금상품 금리 인하 논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조정되지 않은 상황에 저축은행이 금리를 낮추면 고객 유인이 떨어져 조치에 나서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다만 기준금리가 낮아지면 저축은행 역시 투자를 통한 수익 확보가 어려워져 예·적금 금리 조정을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