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현대차, 서울에 세계 최대 '초급속 전기차 충전소' 연다

대형 주유소 전면 교체…상반기 운영
350KW급 충전기 8→16기 순차 확장
'정차 중에도 충전' 인식 변화 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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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3분여 동안 100㎞, 5분에 200㎞ 충전이 가능한 전기차 초급속 충전소를 올해 상반기 안에 서울에서 오픈한다. 20일 서울 강동구에 위치한 충전소 건설 현장.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현대자동차가 세계 최대 규모의 전기차용 초급속 충전소를 올해 상반기 안에 서울에서 오픈한다.

대형 주유소 자리에 기존의 주유 설비를 없애고 전기차 충전소로 전면 교체하는 국내 첫 사례다. 이 충전소를 이용하면 2~3분 동안 100㎞, 5분에 200㎞ 주행이 가능한 전기를 충전할 수 있다.

아파트나 대형마트, 관공서 등에 설치된 '주차+충전'이 아니라 기존 주유소 대체라는 상징성을 띤다. '전기차 충전은 시간이 오래 걸려 주차 동안에만 가능하다'는 기존 시장 인식이 '정차 중에도 가능하다'로 바뀌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현대차·SK네트웍스에 따르면 현대차가 서울 강동구 길동에 위치한 SK주유소에 초급속 충전소 '하이차저'를 올 상반기 안에 오픈한다. 이 충전소에는 출력량 기준으로 세계 최대 수준인 350㎾급 초급속 충전기 8기가 들어선다. 국내 충전시설 가운데 단일 부지에 들어서는 최대 시설 규모다. 이 충전소는 우선 8기 충전기로 운영한 후 이용자 수요에 따라 향후 16기까지 확장할 수 있는 형태로 구축된다.

지금까지 정부 과제로 일반 주유소 일부 공간에 충전기를 설치한 사례는 있었지만 자체 예산으로 주유소 전체를 전기차용 충전소로 바꾸는 건 처음이다. 부지 및 전기 사용료를 제외한 충전시설 투자비만 4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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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지난해 11월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 구축한 초급속 충전기.

현재 국내 최대 충전시설은 테슬라가 제주도 롯데호텔(주차장)에서 운영하고 있는 125㎾급 '슈퍼차저(급속충전기)' 12기다. 이는 현대차 하이차저(2800㎾) 운영 용량과 비교하면 약 절반 수준이다. 더욱이 슈퍼차저는 주차 중에 충전하는 형태지만 하이차저는 정차된 가운데 충전하기 때문에 회전률 등 활용 가치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배터리 용량 64㎾h)으로 하이차저를 사용하면 단 2~3분 충전만으로 100㎞ 이상, 7~8분 충전만으로 300㎞까지 주행할 수 있는 전기를 충전할 수 있다. 다만 아직까지 350㎾급 충전 속도를 감당할 수 있는 전기차는 국내외 통틀어 포르쉐 '타이칸' 정도다. 내년에 나오는 제네시스 전기차부터 본격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코나 전기차로 이 충전소를 이용하면 100㎾ 속도로 충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100㎞ 주행이 가능한 충전 시간은 약 10분이 소요된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차저는 단순하게 기존 주유소에 전기차 충전기를 바꿔 설치하는 수준이 아니라 빠른 주유 기능을 전기차 충전에 적용한 첫 사례”라면서 “350㎾급 초급속 충전기 8기가 한 장소에 들어가는 건 다른 나라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 충전소는 SK네트웍스가 연면적 3300㎡ 규모로 서울 길동 SK주유소 부지에서 올 상반기 안에 오픈될 예정이다. 문화복합시설에 임대하는 방식이며, 실제 운영은 현대차가 맡고, 충전기는 대영채비 제품이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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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지난해 11월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 구축한 초급속 충전기 2기..

현대차 관계자는 “초급속 충전기 8기를 구축할 계획인 가운데 현재 시설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상반기 안에 오픈할 예정이다. 우리뿐만 아니라 다른 브랜드 전기차 이용자도 사용하도록 개방해서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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