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란' 부른 하나은행 연 이율 5% 적금 가입기..."마땅한 투자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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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 과정에서 직접 캡쳐한 화면. 이로부터 접속까지 약 10분을 기다려야했다.

하나은행이 지난 3일 출시한 연 이율 5.01% 적금을 직접 가입해봤다. 접속자 대기, 가입 과정에서 일부 서비스 오류를 겪었다. 애플리케이션(앱) 설치부터 회원가입, 예금계좌 개설, 적금가입까지 소요된 시간은 40분 남짓이었다. 최대 월 30만원씩 1년간 붓는다면 이자로 약 8만2000원을 받게 된다.

접속 마비 사태를 불러일으켰던 상품은 '하나 더적금'이다. 1년에 5.01% 높은 이율을 제공한다. 한시 특판상품이기 때문에 5일까지만 판매한다. 새로운 적금 가입을 고민하던 중이었다. 가입에 앞서 주변 평가는 흉흉했다. '대기시간이 길다' '막상 들어가도 적금 가입이 안 되더라'는 반응이었다.

3일 오후 5시 20분경 적금 가입에 나섰다. 스마트폰 앱 '하나원큐'를 내려받았다. 앱을 켜자마자 3만명에 육박하는 대기인원과 48분이라는 예상 대기시간이 안내됐다. 온라인 뱅킹을 사용하면서 접속 대기는 처음 겪었다. 다행히 대기시간과 인원은 빠르게 줄었다. 10분을 기다려 접속했다. 단, 대기시간 동안 앱을 켜놓고 가만히 기다려야만 했다. 만약 이동 중이었거나 다음 일정이 있었다면 접속이 어려웠을 것이다.

하나은행 이용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하나은행 회원가입부터 해야 했다. 온라인 계좌도 필요했다. 금융사는 일반 홈페이지와는 다르게 계정 가입이 까다롭다. 회원 가입 후 내게 맞는 예금 계좌가 무엇인지 심사숙고했다. 회원 가입과 예금 상품 가입에 10분 이상 걸렸다. 적금 상품 가입을 위해 계좌에 미리 돈을 이체했다.

적금 상품 가입 자체는 어렵지 않았다. 비대면 가입상품이기 때문에 개인정보 기입은 물론 개인 신분증 촬영 절차가 필요했다. 손이 가는 작업이긴 하지만 난도가 높진 않았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 예기치 못한 장애물이 나타났다. 가입 버튼을 누르자 '오류코드 SSYC00007'이 떴다. 영업점에 문의하라는 메시지와 함께였다. 재차 가입을 눌러도 더 이상 진행되지 않았다. 이 단계를 넘어가야 가입이 완료되는 상황이었다. 여기까지 30분 가까운 시간을 투자했다.

결국 온라인 커뮤니티를 찾았다. 적금 대란 속에 같은 증상을 겪는 이용자들이 있었다. 해결책은 단순했다. '될 때까지 계속 시도하면 된다'는 답변이었다. 될 때가지 가입 버튼을 눌렀다. 수차례 시도 끝에 가입이 완료됐다. 시계를 보니 오후 6시 10분이었다. 가입 과정서 겪었던 시행착오, 중간중간 처리한 다른 업무를 제외해도 40분이 꼬박 걸렸다.

최대 한도인 월 30만원을 붓기로 결정했다. 1년 뒤 손에 쥘 이자는 8만원 정도다. 최근에는 4% 적금 상품도 찾기 힘든 게 현실이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두 자릿수 이율 저축상품을 찾는 게 어렵지 않았다. 적금 대란은 금융 소비자가 이렇다 할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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