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태가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환자와 사망자가 늘어나고 있다. 사태가 시작된 중국을 너머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급기야 세계보건기구(WHO)도 지난달 30일 국제 공중보건비상사태(PHEIC)를 선포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막강한 전염성이 주목받는다. 감염 확산 지표인 '재생산지수(RO)'가 1.4~2.5로 추정된다. 2015년 우리나라를 강타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의 경우 0.4~0.9였다.
사망자가 다수 나올 정도로 심각한 병이기도 하다. 극심한 중증 폐렴을 유발하고 호흡 곤란까지 야기한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은 이름 그대로 코로나 바이러스가 근원이다. 이 바이러스는 사람을 비롯한 다양한 동물에 호흡기와 소화기 감염을 일으킨다. 코로나는 라틴어로 '왕관'을 뜻하는데, 표면에 돋아난 왕관 모양의 돌기 때문에 이런 이름을 갖게 됐다.
'변이'가 빈번하게 일어난다는 특징이 있다. 구조 때문이다. 바이러스는 유전자 구조에 따라 DNA 바이러스와 RNA 바이러스로 나뉘는데, RNA를 만드는 효소는 변하기 쉽다. 코로나 바이러스 역시 RNA 바이러스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본래는 동물을 숙주로 삼아왔지만, 이런 변이 탓에 사람에 전염되는 '인수공통전염병'이 되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갑작스레 나타나 사람들을 공격한다. 유명한 변종 전례도 있다. 바로 메르스, 이에 앞서 2003년 세계를 휩쓴 '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이다. 사스는 박쥐에서 시작된 코로나 바이러스가 중간 매개체(숙주)인 사향고양이를 거쳐서 사람으로 전파됐다. 메르스는 박쥐-낙타-사람 순으로 전파됐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도 사스·메르스와 유사하다. 학자들은 이 것 역시 근원으로 박쥐를 지목했다. 중간 숙주로는 밍크 등 동물이 거론되지만 아직 불명확하다.
일각에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또 다른 변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사람 사이를 도는 바이러스가 새롭게 바뀌어 더욱 비극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학자들도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섣부른 부정적 예측이 도움은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변이는 예측이 불가능하다. 언제 일어날지 알 수 없고, 없을 수도 있다. 현 상황을 악화시킬 수도 있지만, 변이가 발생해도 바이러스 성격이 변하지 않을 수 있다. 아직은 모든 것이 추측에 불과하다.
현재 최대 관심사는 치료 방법인데, 도출이 쉬운 일만은 아니다. 미국과 러시아를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이뤄지고 있고, 홍콩대에서는 백신 개발에 성공했다는 소식도 전했지만 변이가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다. 바이러스가 새로운 형태를 띠게 된다면 향후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에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것이 실제 출시될지 여부도 확신하기 어렵다. 임상실험과 상용화까지 걸리는 기간이 적지 않다. '경제 논리'도 이유다. 코로나 바이러스 변종은 한 차례 유행 후 다시 사태가 불거지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이 상용화에 걸림돌이 된다. 또 다시 나타나지 않는 질병에 돈을 들여 대비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사스가 대표적인 예다. 사스는 감염 사태 당시에도 백신이 개발돼 임상단계까지 갔으나, 사태 진정 후에는 유야무야 됐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