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의 창업 실전강의]<101>제품명은 어떻게 정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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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어떠한 내용으로 개발할지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요소가 제품 명칭을 어떻게 정하는 가다. 대부분 창업자들은 제품명을 정할 때 막연하게 고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제품명은 무엇일까라는 생각 아래 이런저런 단어를 조합하는 방식으로 제품명을 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글로벌 빅히트 제품 내지 서비스의 명칭은 우연히 얻은 성과인 경우도 있지만 많은 경우 전략적인 접근을 통해 도출된 것이 많다.

일반적으로 제품명은 '업무에 관련된 상품을 타인의 상품과 식별되도록 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기호와 문자, 형상, 소리, 냄새 등'에 해당된 것이다. 이러한 제품명은 기호와 문자 등 시각적인 방법으로 표현되지만 이러한 상표가 인쇄된 포장지를 머릿속으로 읽을 때는 청각화된다.

화장품 카테고리는 파열음, 파찰음, 마찰음 중에 된소리나 거센소리 즉 ㅃ, ㄸ, ㄲ, ㅌ, ㅋ, ㅉ, ㅊ, ㅋ 등은 잘 활용하지 않는다. 카테고리 특성상 여성스럽고 화려하거나 중성적이면서 도시적인 모던함을 전달할 수 있는 음을 나타내주는 유음, 비음 등을 더 많이 활용한다.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세계적인 화장품 브랜드들을 떠올려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물론 해당 회사의 근거지가 어떤 언어권이냐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디오르' '시세이도' 등 많은 경우 유음, 비음 등의 섞여 있다. 뿐만 아니라 받침도 많지 않아 자연스럽고 우아하게 발음이 유도될 수 있는 형태로 작명된 경우가 많다.

이와는 반대로 남성이 주로 사용하는 물건들은 강한 힘이 느껴지게 만드는 단어가 많다. 남성 면도기 제품명 중 '샤크' '퓨전파워' 등 역시 제품명을 바라봄과 동시에 이러한 느낌이 전달될 수 있도록 작명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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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거센소리와 된소리로 발음되는 제품명은 남성 이외에도 아이 용품에서도 쉽게 목격된다. 아이들은 상대적으로 성인에 비해 집중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들에게 해당 제품 각인시키기 위해서는 제품명을 강한 발음을 사용하도록 작명한다. 하지만 단순히 강한 발음으로 여러 다른 음이 발음될 경우 아이들은 쉽게 기억하기 어렵다. 따라서 제품명에는 반복되는 음을 사용해서 제품명을 정하는 경우가 많다.

식품 카테고리 중에 아이들이 주로 먹는 제품은 된소리나 유음 등을 활용해서 작고 귀여운 청감을 전달하는데 예를 들면 짜요짜요, 뽀또, 초롱이, 뽀로로 같은 것이 그런 속성을 지닌 브랜드 네임으로 타깃 적합성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청각으로 촉각적 감흥을 유도한 사례도 있다. 2009년 삼성전자 애니콜이 '연아의 햅틱'이라는 애칭을 내걸면서 햅틱(haptic)이라는 다소 생소한 용어를 통해 대중에게 촉감의 의미를 전달했다. 그전까지 핸드폰은 시각 또는 청각에 초점을 두다가 이를 계기로 촉감을 강조하는 마케팅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이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등장과 함께 터치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으며 각종 IT 기기뿐만 아니라 생활 속 전반에 제품, 서비스와 관련된 터치, 촉각이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상의 사례를 통해서 알 수 있듯이 우리가 제품명을 정하는 것은 머릿속에 떠오르는 여러 후보군 단어들을 놓고, CEO의 개인적 취향에 따라 결정하거나 회사 몇 사람의 선호도 조사로 결정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다. 제품명에는 받침이 있는 게 좋은지, 같은 음이 반복되는 게 좋은지, 비음을 넣는 게 좋은지, 거센소리 된소리가 함께 해야 하는지 등을 고객 관점에서 판단해야 한다.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aijen@mj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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