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中 '우한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일로…대유행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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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발생한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 일로다. 중국 방역 체계를 뚫고 이미 한국, 대만, 태국, 싱가포르, 일본,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국가에서 확진자가 발생했으며 대륙을 넘어 미국과 유럽에서도 확진자가 나오면서 전 세계 대유행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수억명이 이동하는 중국 최대 명절 춘절 연휴를 지나며 사망자와 확진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망자는 80명이며, 현재까지 2744명명이 확진 판정(27일 기준)을 받았다. 연휴 전에 비해 급증한 수치다. 국내에서는 현재까지 확진 환자가 4명으로 각각 인천의료원, 국립중앙의료원, 명지병원, 분당서울대병원에 격리돼 치료받고 있다. 조사대상 유증상자는 57명으로 검사 중인 1명을 제외하고 56명은 검사결과 음성으로 확인됐다.

중국 정부는 '우한 폐렴'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급인 '을류' 전염병으로 지정하며 총력 대응 체제에 나섰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3일(현지시간) 긴급위원회를 개최하고 초국가적 전염병 사태에 적용하는 국제공중보건위기상황(PHEIC) 선포 여부를 논의했지만 아직 국제적인 비상사태를 선포할 단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의 중국 내 확산으로 국내 유입 가능성이 증가하면서 28일부터 중국 전역을 검역대상 오염지역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현재까지 상황은?

중국 보건 당국은 지난해 12월 31일 세계보건기구에 1100만 명이 거주하는 우한시에서 폐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후 미국 질병관리예방센터(CDC)는 발병의 중심지로 우한 해산물 시장을 지목했다. 시장은 올해 1월 1일 문을 닫았다.

세계보건기구는 지난 9일 우한 폐렴의 원인이 이전에 알려지지 않은 종류의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국내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을 질병명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외국의 명명법도 '2019 신종코로나바이러스(2019-nCoV) 감염증'이다.

중국 보건 당국은 11일 우한 폐렴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13일에는 처음으로 국경을 넘어 태국에서 확진자가 나타났다. 20일 한국에서 첫 확진 환자가 나왔다. 국내 첫 확진자는 우한에서 입국한 35세 중국인 여성으로 공항 검역 단계에서 발열 등 증상이 발견돼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으로 이송된 후 확진 판정을 받았다.

21일에는 미국에서 첫 번째 확진자가 나왔다. 앞서 일본에서도 우한을 방문한 중국인 1명이 감염자로 확진됐다. 23일 국내에서 우한에서 근무하다 입국한 55세 한국인 남성 두 번째 확진자로 판정됐다. 24일에는 프랑스, 호주 네팔 등서도 확진자가 발생했다. 26일에는 국내 세 번째로 확진 환자가 확인됐다. 이 환자는 20일 귀국 후 25일 신고 때까지 지역사회에서 생활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전파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7일에는 우한에 방문했다가 20일 귀국한 55세 한국인 남성이 네 번째 확진 환자로 확인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력은? '슈퍼 전파자' 통제가 관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감염경로와 전파 속도, 잠복기, 치사율 등에 대해서는 아직 종합적으로 판단할 정보가 부족하다. 실제 중국은 초기 제한된 사람 간 감염만 이뤄진다고 발표했지만 이후 사람 간 전파와 의료진 감염 현상이 나타났고 지역 사회로 전파도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홍콩 최고 전염병 권위자인 위안궈융 홍콩대 교수는 우한 폐렴이 2003년 사스 때와 같은 전면적 확산 단계에 진입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위안 교수는 “우한 폐렴은 이미 환자 가족이나 의료진에 전염되는 전염병 확산 3단계에 진입했으며 사스 때처럼 지역사회에 대규모 발병이 일어나는 4단계에 근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광범위한 유행을 막기 위해서는 다른 감염자에 비해 전염성이 강한 '슈퍼 전파자'를 통제하는 것이 핵심이다. 국제보건기구(WHO)는 10명 이상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감염자를 슈퍼전파자로 정의한다. 사스가 확산됐을 당시 슈퍼 전파자 중에는 1명이 100명이 넘는 사람을 감염시키는 경우도 있었다.

중국 우한에서는 69세 중국인 남성이 의사 1명과 간호사 13명을 무더기로 감염시킨 사례가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기침이나 발열 등 뚜렷한 증세가 나타나지 않는 잠복 기간의 감염자가 지역사회에 들어올 경우 슈퍼 전파자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지역사회 대응 중요해져…예방이 최우선

정부는 현재 우한시 직항 외에 모든 입국자에 대해 입국장에서 발열 감시를 통해 유증상자를 확인하고 유증상자 대상 검역조사를 시행하고 있다. 다만 잠복기간 중에 입국해 입국 후 발병하는 경우가 많아 검역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의료기관 환자 감시와 대응이 필요하다.

또 아직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에 대한 백신이나 완치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보건당국은 중국 방문시 가금류나 야생동물과 접촉을 피하고 시장방문을 금지하고 있다. 발열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과 접촉을 피해야한다. 손 씻기, 기침 예절, 마스크 쓰기 등 개인위생수칙을 준수하는 것도 중요하다.

질병관리본부는 “국민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 국민 행동 수칙을 준수해달라”고 당부하며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있을 경우 마스크를 착용하고 후베이성 등 중국 방문 후 의심증상 발생 시 관할보건소 또는 1339로 문의하며 중국 여행력 의료진에게 알려달라”고 말했다.

최평균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확실한 치료법이 없는 만큼 예방이 최우선”이라며 “되로록 환자 발생 지역의 방문을 자제하고 기침예절, 마스크 착용, 손씻기 등 예방 지침을 잘 지키는 것과 함께 외국에 갔다 돌아온 후 2주 이내에 발열과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반드시 질병관리본부 1339 콜센터를 통해서 조치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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