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만드는 칵테일 바, 퇴근 시간에 맞춰 자동으로 할인 여부를 알려주는 무인 매장 등 새로운 푸드테크 서비스가 선보인다. 식품산업과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의 결합을 넘어 오프라인 매장 전반으로 새로운 기술 적용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리테일테크 스타트업 라운지랩은 올해 상반기 중으로 미래형 잔술 카페 '라운지와이'를 개소한다. 라운지와이는 라운지랩이 지난해 문을 연 로봇 카페 '라운지엑스'처럼 주조 로봇을 도입해 로봇이 만드는 칵테일과 맥주 등 다양한 주류를 제공할 예정이다.
황성재 라운지랩 대표는 “현재 믹솔로지스트(칵테일 전문가)와 로봇을 이용해 어떻게 전용 탱크에서 칵테일을 주조할 수 있는 지에 대한 연구개발(R&D)을 2개월째 하고 있다”면서 “총 8종 무알콜음료와 주류를 로컬 콘텐츠와 연계해 로봇을 통해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지난해 기술기반 액셀러레이터 퓨처플레이를 나와 라운지랩을 설립했다. 그는 삼성전자에 인수된 AI 스타트업 플런티의 공동창업자이기도 하다.
그는 앞으로의 기술 변화가 물리적인 공간을 바꾸는 데 집중될 것이라면서 전통 방식의 유통채널에서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로봇 카페 라운지엑스에 이어 술집에 로봇 기술을 적용한 라운지와이라는 새로운 서비스를 추진하는 것도 물리공간에 적용되는 기술 변화가 앞으로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관측해서다.
라운지랩은 올해 중으로 고층 상업지구 복도에 무인 매장을 설치하는 '무인상회' 서비스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미 5~6개 기업과 구체적 업무 협의 단계에 들어갔다. 무인상회에서는 우선 20~30대 직장인이 선호하는 샐러드를 우선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얼굴 인식 기능을 적용한 무인 판매대를 설치해 자주 찾는 고객을 위한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고, 결제는 신용카드가 아닌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수행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무인 판매대에 재고 확인 기능과 근거리 알림 기능 등을 탑재해 퇴근 시간이 되면 자동으로 알림이 가도록 하는 등의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황 대표는 “라운지와이나 무인상회 모두 물리공간에서 손쉽게 고객이 기술 도입에 따른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빠른 시일 내에 적용이 가능할 뿐 아니라 여러 대기업과 업무 논의도 상당히 진척된 단계”라고 말했다.
실제 라운지랩은 GS글로벌과의 양해각서를 통해 미래형 카페 라운지엑스에서 쓰이는 정밀 핸드드립 로봇 '바리스'를 개발하기도 했다. 라운지와이에서 쓰이는 음료와 칵테일 주조에는 두산로보틱스의 기술을 활용할 계획이다.
황 대표는 앞으로 유통 분야에서 각종 4차 산업혁명 기술의 결합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무인자동차 시대가 다가오는 만큼 실생활과 밀접한 식품, 유통, 공간 등에 대한 인식 자체가 크게 바뀔 것이라는 점이다.
황 대표는 “무인자동차 시대가 오면 자연스레 주유소도 30초 만에 기름 넣고 떠나는 공간이 아니라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바뀔 수밖에 없다”면서 “라운지랩에서는 두 발짝 더 나아간 리테일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을 보여주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