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위 'GO' 애플 'STOP'...19금 게임 이중검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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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앱스토어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 게임물관리위원회 결정을 무시해 논란이다.

자율등급분류사업자인 애플이 청소년 이용불가로 심의된 게임을 앱스토어에서 내렸다. 자율등급분류사업자 국내대리인 지정 의무화 추진이 힘을 얻는다.

1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스마트오리진이 서비스하는 '라스트 오리진'이 앱스토어에서 내려갔다. 검색도 다운로드도 되지 않는다. 1.5.1버전 업데이트 검수 중 선정성 이슈로 반려됐다. 이어 현재 서비스 중인 1.5.0 버전도 iOS정책을 적용해 신규 다운로드를 할 수 없도록 앱을 마켓에서 내렸다. 정상적으로 서비스하다 3개월 만에 된서리를 맞았다.

애플은 자율등급분류사업자다. 사전 심의 없이 게임 등급을 자체적으로 매길 수 있다. 게임물관리위원회가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지정 권한을 위임받아 지정한다. 현재 자체등급분류사업자는 애플을 비롯 구글, 삼성전자,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코리아, 카카오게임즈, 원스토어, 오큘러스 7개다.

애플은 앱스토어에서 유통되는 게임 등급을 분류하고 사후 관리감독 한다. 단 아케이드·청소년이용불가 게임물은 제외한다.

이번에 문제가 된 라스트 오리진은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 게임이다. 이미 게임물관리위원회에서 사전 심의해 국내 유통을 허락했다. 자체 가이드라인을 내세워 게임을 삭제하는 것은 정부기관 결정에 대한 무시이자 이중 심의라는 지적이 나온다.

게임물관리위원회에서 등급이 재분류 되는 경우는 내용·영상·음향 요소 등이 등급 판정에 영향을 줄 수 있을 정도로 수정되거나 추가된 경우다. 또는 게임머니 충전, 이체, 사용 등 이용방식이 수정된 경우에 국한된다. 라스트오리진의 반려된 업데이트는 스킨 등 추가에 그쳤다.

평소보다 수위가 높았다고 판단하기도 힘들다. 라스트오리진 공식카페는 네이버 카페 정책에 따라 음란물로 판단될 수 있는 게임 내 일러스트를 게시하지 못하게 안내할 정도로 애초에 수위가 높은 게임이다. 때문에 3개월간 정상적인 서비스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삭제 조치한 건 일관성이 없는 행동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스마트오리진은 “한국법을 따르겠다는 애플 정책에도 이중 검열을 실행한 결과”라며 “다양한 방법으로 이의 제기를 신청 중”이라고 말했다.

애플은 이중 검열이란 지적과 관련한 질문에 답변 하지 않았다. 구글플레이처럼 '검열판'을 제공할 것인지 현재와 같은 '완전판'을 서비스할 것인지 가이드가 나와야 정상적인 서비스를 재개할 수 있지만 애플은 답변이 없다.

해외 자체등급분류사업자가 국내대리인 지정할 수 있게 의무화하는 법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다. 의사소통 편의성과 업무 처리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애플과 같은 해외등급분류사업자는 한국에 지사를 설립하기는 하지만 해당 업무는 한국에서 진행하지 않는다. 등급분류책임과 전담인력은 모두 미국에 있다. 현행법상으로 문제가 없다. 미국 현지인력이라도 수탁사업을 통해 국내 사업자가 있으면 등급분류 업무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애플 책임자는 미국법인 소속 미국인이다. 애플코리아가 등급분류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게임물관리위원회와 검수팀 연결을 지원한다. 검수팀은 아일랜드 법인 소속이다.

업계관계자는 “게임에 있어 구글과 애플은 초국가적인 존재이자 신이라 해도 무방한 존재”라며 “적어도 국내법과 배치되는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일어나도 빠르게 조율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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