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의 미래, AI로 찾는다]<2>넥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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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현 부사장이 이끄는 넥슨 인텔리전스랩스는 3N AI R&D 조직 중 가장 빠르게 규모를 키우고 있다

넥슨은 인텔리전스랩스를 설치해 AI와 빅데이터를 연구한다. 인텔리전스랩스는 2017년 기존에 흩어져 있던 라이브인프라실, 라이브분석실, 게임콘텐츠분석실 등을 통합한 '분석본부'에 AI 연구·개발 인력을 대거 충원하며 정식 출범했다. 엔씨소프트나 넷마블보다 시작은 늦었지만 가장 큰 조직으로 성장 중이다. 60명으로 시작해 현재 200여명 규모다. 300여명 규모로 육성할 계획이다.

최근 다수 프로젝트를 중단하며 200여명을 전환배치하는 등 조직 체질 개선에 나선 넥슨이다. 공개 채용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인텔리전스랩스만은 새해에도 신입과 경력 직원을 뽑으며 힘을 주고 있다.

넥슨은 AI 기술을 통해 사람이 생각할 수 없는 다양한 재미 요인을 발견하는 도구로 접근한다. 게임 본질인 재미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AI를 통해 분석하고 솔루션을 만든다. 이를 통해 이용자 플레이 경험을 극대화한다.

넥슨 인텔리전스랩스 강점은 데이터 저장 분량이다. 국내 게임사 중 가장 많은 라이브 경험이 있다. 96년 '바람의 나라'를 시작으로 경험치를 쌓았다. '카트라이더'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피파온라인' '서든어택' 등 대규모 게임 라이브 경험이 있다. 모바일 게임 역시 크고 작은 작품을 퍼블리싱했다. 그만큼 흥행과 실패 스펙트럼이 넓다. 실제 인텔리전스랩스가 매일 처리하는 데이터양만 책 5억권 분량인 100테라바이트(TB)에 이른다.

넥슨 인텔리전스랩스는 데이터 클러스터링, 아이트래킹, 머신러닝 등 AI기술을 선보였다. 인게임과 사용자 지표 분석, 작업장·불법 프로그램·각종 불량 사용자 등을 적발하기 위한 어뷰징 탐지, 매칭 시스템, 텍스트와 이미지 탐지에 활용한다. 비정상 이용자를 찾을 때 오탐지율은 1%미만으로 신뢰도가 높다.

AI를 적용한 게임 핵심성과지표(KPI)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 AI기술을 통해 이탈률을 줄이고 게임 가이드라인을 개선할 수 있었다.

데이터 클러스터링을 통해 신규 이용자 이탈률이 높은 게임 문제를 해결했다. 한 FPS 게임에서 신규 이용자가 기존 이용자보다 서버를 옮기는 횟수가 많다는 걸 발견했다. 게임 내 암묵적인 규칙이 존재해 이를 알지 못한 이용자가 서버만 이동하다가 이탈했다는 사실을 도출할 수 있었다.

가설을 세워 검증하는 기존방식으로는 모호하고 선택적인 해결책만 도출할 수 있었지만 AI와 빅데이터를 통해 명확한 원인을 찾아낼 수 있었다.

아이트래킹 기술은 이용자 시선 방향과 눈의 깜빡임 정도로 행동 패턴과 집중도를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이다. 초보 이용자가 정착하지 못한 이유와 콘텐츠 경중을 파악할 수 있다. 게임을 개선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결정한다.

딥러닝 기술을 적용한 게임 내 욕설과 비속어 적발 시스템도 개발했다. 과거에는 일일이 단어 필터링 리스트에 욕설을 추가하는 식으로 욕설과 비속어를 제재했다. 한 글자만 바꾸거나 비슷한 발음으로 변형한 욕설은 막아낼 수 없었다. 새로운 욕설이나 미묘한 맥락으로 교묘하게 변형된 비속어를 막기 위해 딥러닝합성곱신경망(CNN) 기술을 적용해 3초에 100만건가량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다. 이외 통념과 반하는 상관관계를 찾아내 게임 저변을 확장시키는 방법 탐색에도 AI가 맹활약하고 있다.

앞으로 넥슨은 차세대 게임 개발과 운영도구로서 넥슨이 하는 모든 일에 적용할 방침이다. AI를 통해 재미의 사각지대를 발견하고 여기서 만들어진 AI 기반 솔루션을 넥슨 게임 전반에 적용할 수 있는 인프라로 구축할 계획이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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