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삼성과 현대차, 이제는 손잡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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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언제쯤 9000만대 수준을 회복할 수 있을지 미지수인 상황입니다.”

국내 최고 자동차 싱크탱크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의 새해 전망이다.

글로벌 경제가 긴 저성장 터널에 진입하며, 자동차 판매가 계속 정체될 것이란 분석이다.

가장 심각한 것은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성장을 이끌던 신흥국들의 침체다. 선진국 판매 감소분을 만회해 오던 중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 등 4대 신흥국의 경제 상황까지 악화되고 있다. 신흥국 시장을 대체할 만한 신시장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수익성 악화도 우려된다. 한계치에 이르른 자동차 시장에서 더 치열해진 업체 간 경쟁에 가격조차 올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투자 대비 물량이 크게 늘어날 요인이 없지만 미래차와 모빌리티 분야에도 천문학 규모의 투자를 해야 한다.

자동차 산업은 전통 제조업에서 연결(C), 자율(A), 공유(S), 전기(E)를 기반으로 한 'CASE' 모빌리티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수년 내 자율주행 시대로 진입하면 제품에서 서비스 분야로 사업 영역이 확장된다.

이 같은 모빌리티 시대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곧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기술력 확보가 관건이다. 결국 다른 산업군과의 동맹이 필수다. 삼성, LG, SK 등 국내 대표 기업들이 현대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와 일부 시너지를 시도하고 있지만 해외 사례에 비교하면 여전히 협력사 차원의 소극적 협업 수준이다.

일본 소프트뱅크와 혼다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 자율주행 사업부인 GM크루즈에 1조3300억원을 투자했고, 토요타와 덴소 등은 글로벌 1위 차량 호출 서비스업체 우버와 자율주행차 개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PSA그룹은 회사를 합쳐 모빌리티 시대에 대응하기로 했다.

국내 기업들도 큰 크림을 그려야 한다. 단순히 배터리나 전장부품 기술 협력에서 한발 더 나아가 합작사 설립 등 적극적 행보를 보여야 한다. 전자·정보기술(IT) 선두 주자인 삼성, LG, SK 등과 현대차가 모빌리티 신사업에서 시너지를 낸다면 경쟁력은 한층 배가될 것이다. 모빌리티 시대를 맞아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손을 잡아야 할 때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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