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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의원 선거가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초유의 물리충돌 사태와 출입제한조치까지 벌어졌던 20대 국회는 '동물국회'라는 오명과 함께 국민에게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지난 4년간 각 정당과 의원 활동에 대한 민심의 성적표가 오는 4월 15일 21대 국회의원 선거 득표결과로 나타난다. 소통과 배려는 뒤로 한 채 극단으로 치달았던 여야 갈등은 그 전장을 지역구로 옮긴다. 20대 국회가 다사다난 했던 만큼 21대 총선은 초반부터 치열한 공방이 전개되고 있다. 비례위성정당의 등장, 탈당과 창당, 정계 복귀 등 다양한 이슈가 터지면서 이합집산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4·15 총선 10대 이슈를 선정, 주 관전 포인트를 점검한다.

◇민심 움직일 경제 메시지는

총선 공약 부문은 '경제'가 최대 화두가 될 전망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민생과 경제부터 챙기겠다는 메시지를 주는데 주력하고,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권은 현 정부의 경제 정책을 비난하는 공방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새해 무엇보다 경제를 최우선으로 살리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자영업자·청년·서민 경제 전반에 걸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계획이다. 소득주도·일자리 등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에서 평가가 긍정적이지 못한 부분을 총선을 통해 만회한다는 구상이다. 인재영입에서도 조만간 경제 분야 전문가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국당은 문재인 정부 심판론에 불을 붙이겠다는 전략이다. 새해 시작부터 산업계가 규제철폐 등을 요구하면 어려움을 호소하는 등 경제 문제의 난맥상이 드러나고 있는 만큼 실정의 책임을 묻는 공세를 이어나간다. 인재 영입은 자유민주주의,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 법치주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인물을 기준으로 삼는다.

◇만 18세도 참여하는 선거 민심은

선거 연령 하향 조정으로 약 50만명 청소년이 4·15 총선에 유권자로 참여한다. 올해 총선 투표가 가능한 유권자는 2002년 4월 16일생(민법상 초일 산입)까지다. 정치권에서는 생애 처음으로 자신의 정치성향을 표로 드러내는 이들의 행보가 어떤 변수를 만들어 낼지 관심이다.

전체 유권자의 2%를 넘지 않는 비중이지만 서울·수도권 등 천 표 단위 박빙 승부가 오고갔던 지역에서 젊은 유권자 등장은 민감한 변수다. 투표율이 그다지 높지 않은 지역에서는 영향력이 더 커질 수 있다. 역대 총선 투표율은 2008년 46.1%, 2012년 54.2%, 2016년 58.0%다. 참여율에 따라서는 만 18세 이상 유권자 표의 영향력이 2%를 넘길 수도 있다.

이들이 얼마나 투표장을 찾을지는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역대 연령대별 투표율을 보면 20대 투표율이 조금씩 늘고는 있지만 여전히 60·70대 투표율에는 못 미치기 때문이다. 20대 총선 20대 투표율은 52.7%, 60대는 71.7%, 70대는 73.3%였다.

◇'준연동형비례제' '비례정당' 등장

정당득표율에 따라 국회 의석을 배정하는 연동형비례제가 4·15 총선에 처음 도입된다. 전체 비례대표 의석 47석 중에서 30석에 50% 연동률을 적용하는 준연동제로 선거가 치러진다.

각 정당은 30석의 연동형 비례대표 자리를 놓고 다양한 셈법을 하고 있다. 당초에는 정당득표율은 높지만 지역구 의원 배출이 적은 군소정당에 유리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비례대표만으로 구성된 위성정당 출범으로 유불리가 달라지는 모습이다.

자유한국당의 위성정당인 '비례자유한국당'을 시작으로 후속 비례위성정당이 등장할 경우 비례대표 의석수를 둘러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다른 당들은 비례자유한국당 등장에 비난으로 대응하고 있다. 비례위성정당이 계속 나타나면 준연동제를 통한 군소정당의 약진은 힘들 수 있다.

◇안철수 돌풍 가능할까

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의원이 새해 정계 복귀를 선언하면서 총선을 앞둔 여의도 정가에 새판짜기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중도 보수가 모두 합쳐진 빅텐트론부터 제3지대 재편 등 야권 새판 짜기 논의가 본격화한 것이다.

가장 주목을 끄는 것은 안 전 의원의 선택이다. 그동안 안 전 의원이 중도와 실용 정치를 강조했다는 점에서 중도층을 확장하는 보수 야권 중심으로 러브콜이 올 것으로 보인다.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 돌풍을 일으킨 만큼 이번에도 변수가 될지 눈길을 끈다.

정치권은 안 전 의원이 바른미래당에 복귀해 당명을 바꾸고 새롭게 시작하는 모습을 유력한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 손학규 대표가 안 전 의원 복귀시 전권을 주겠다고 한 만큼 손 대표가 2진으로 물러선 뒤 안 전 의원이 중도층 인사들을 영입한다는 구상이다.

유승민 의원이 새로운보수당으로 가면서 바른미래당과 결별했지만 총선에서 안 전 의원과 연대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두 사람의 중도층 확장 프레임이 비슷한 만큼 합당은 아니어도 선거연대는 가능하다는 구상이 바른미래당 내에서 나온다.

◇'빅텐트·단일화' 전략 유효할까

선거는 총력전이다. 승자독식 구조다. 개정된 선거법이 이러한 승자독식 구조를 바꾸려 했지만 의미가 퇴색됐다. 올해 총선 역시 승리하는 자만이 살아남는다. 어느때보다 승리전략이 중요하다. 통합과 빅텐트, 단일화가 방송과 신문 지면을 장식할 것으로 보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상황이 좋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을 등에 업으면서 단일화에 대한 고민도 깊지 않다. 치열한 당내 경선을 통과할 경우 탄탄한 지지에 당선 가능성이 높다. 수백수천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는 수도권은 정의당 등 진보진영과의 단일화를 이룰 수도 있다. 호남지역은 민주평화당이나 대안정치연대 등과 손을 잡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이들 소수정당의 목소리가 더 커지면서 국정 방향과 닿을 개연성이 커진다.

관건은 한국당을 비롯한 보수진영이다. 통합이나 빅텐트가 없으면 살아남기 어렵다는게 중론이다. 제1야당인 한국당은 대구경북 지역을 제외하면 세력규합이 필요하다. 새로운보수당, 우리공화당은 물론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를 포함한 바른미래당 비당권파와의 협력이 필요할 수도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바라보는 시선의 차이가 큰 것은 고민이다. 선거를 한달정도 앞두면 본격적인 통합, 빅텐트 이야기가 흘러나올 것으로 보인다.

◇양강구도 혹은 3당 체제

20대에 이어 21대 국회도 3당 체제가 만들어질지, 아니면 지금의 양당 체제가 고착화 될지도 관심이다. 지금까지는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양강구도 그림이 전개되고 있다. 하지만 과거 총선 결과가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는 만큼 이합집산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한국당은 새해를 맞아 보수대통합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재입당의 문도 활짝 열어놓았다. 여기에 새로운보수당 창당, 안철수 전 의원의 정계 복귀 등이 겹치면서 제3당 등장도 점쳐진다. 20대 총선 당시 호남지역 '녹색돌풍'을 일으켰던 국민의당이 선거 두 달을 앞두고 창당했었던 만큼 정치 지각 변동을 위한 시간은 충분하다.

민주당과 한국당의 의석 확보도 중요하다.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 하반기 국정 동력 뒷받침을 위해 진보진영을 포함, 범여권 과반의석을 확보해야 한다. 총선과 대선, 지방선거까지 3연패를 한 한국당은 이번 총선에서도 만족할 만한 성적을 거두지 못하면 제1당 명예회복은 점점 멀어지게 된다.

◇전통 텃밭 민심 되찾을까?

20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잃어버린 호남표, 19대 대선에서 자유한국당이 놓친 부산·울산표가 어디로 향할지도 승부처다.

더불어민주당은 20대 총선에서 광주·전남·전북 호남의석 28개 중 2개석만 차지하고 나머지 모두를 국민의당에게 내줬다. 서울·수도권에선 승리를 거뒀지만 전통 텃밭의 표심을 얻지 못해 123석으로 간신히 제1당(새누리당 122석)을 차지했다.

한국당은 20대 총선에서 경북·경남·대구·부산·울산에서 다수 의원을 배출하며 아성이 건재함을 보여주었지만, 19대 대선에선 상황이 달랐다. 대구·경북에서는 세를 유지했지만 부산과 울산에서는 문재인 대통령 표가 많았다. 경남에선 2% 이내 소폭 우위만 기록했다.

양당 모두 이번 총선에서 전통 텃밭을 되찾겠다는 각오지만 지역색이 점점 약해지면서 상황은 녹록지 않다. 특히 40~50대에서 언제든지 지지의사를 바꿀 수 있는 이른바 '스윙보터'가 늘고 있어 지역주의를 자극하는 선거운동 효과는 예전만 못하다.

◇대권후보 윤곽 나오나

총선은 국정전반에 대한 평가 기능을 한다. 여야를 막론하고 승리를 이끈 지도부는 다음 대선에서 강력한 대통령 후보로 발돋움할 수 있다. 박근혜, 이명박, 노무현, 김대중, 김영상 등 역대 대통령이 그랬다. 선거에서 승리한 당의 대표적 인물이 대선후보가 됐다.

이번 총선에선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 1~2위를 다투는 이낙연 국무총리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맞대결이 가장 큰 관심사다.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가 자리를 비우는 '정치 1번지' 서울종로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있다. 승리하면 당분간 대선후보로 독주할 수 있다. 패배한다면 상당한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하다. 양 측 모두 신중한 모습을 보인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의 선거 결과 역시 그들의 차기 대선행보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지사, 김경수 경남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등 지방자치단체장들이 무대 뒤에서 총선 결과를 지켜본 뒤 대선 행보를 본격화할 가능성도 있다.

◇늦어지는 지역구 획정…선거구 셈법 진통

지난해 말 공직선거법이 개정되면서 선거구를 새로 획정해야 한다. 공직선거법 제25조에 따르면 국회의원 지역구 획정은 선거일 전 15개월에 속하는 달(1월) 말일에 조사한 인구를 적용해야 한다. 21대 총선에 적용되는 인구는 지난해 1월 31일 기준 전체 인구인 5182만6287명이다. 내년 총선의 선거구별 상·하한선은 13만6565~27만3130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선거구 인구수가 하한선을 밑돌면 해당 선거구는 통합되고, 상한선을 넘은 선거구는 분구된다. 지역구의 인구 편차는 2대 1을 넘어서는 안 된다.

개정된 선거법은 현행대로 지역구 253석과 비례대표 47석으로 의석을 구성하되 연동률 50%를 적용하도록 했다. 연동률이 적용되는 의석수는 비례대표 47석 중 30석이다.

국회가 지역구 시도별 정수 등 선거구 획정 기준을 마련하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가 이를 바탕으로 선거구획정안을 마련해 국회에 보낸다. 이후 소관 상임위인 행정안전위원회가 획정안을 담은 선거법 개정안을 성안·심의한다.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본회의에 상정·처리 절차를 밟는다. 그래야 법률로 공포된다.

아직 획정 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예비후보자 등록을 현행 선거구를 기준으로 받고 있다. 선거구획정위는 지난해 12월 30일 국회 행안위에 “국회의원 지역구 시도별 정수 등 선거구 획정 기준을 조속히 확정해달라”고 촉구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여야는 아직 선거구 획정 기준 마련에 합의하지 못한 상태다.

◇북한 이슈, 이번에도?

우리나라는 선거 때마다 북풍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이번 총선 역시 북한 정권의 움직임에 따라 보수 측에 유리할 수도, 진보측에 유리할 수 도 있다.

새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년사를 생략하고 전원위원회에서 밝힌 구상을 보면 북미 협상이 원활하지 않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불리한 상황이 예측된다. 취임 후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판문점에서의 남북미 정상의 만남 등을 이끌어내며 호응을 얻은 것과는 다른 양상이 펼쳐질 수 있다.

북미대화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 북미대화가 4월 이전 이뤄진다면 자유한국당을 위시로 한 보수진영은 벼랑 끝에 몰릴 수 있다. 반면에 김 위원장이 공언한대로 새로운 전략무기를 시험하는 등 도발을 지속할 경우 여당 선거전략에 위협요인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2010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터진 천안함 사건, 2016년 총선 전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은 모두 집권여당에 리스크로 작용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안영국기자 ang@etnews.com